여야가 21대 국회 후반기가 시작된 후 53일 만인 지난 22일 후반기 국회 원 구성에 합의했다. 후반기 국회에서 공영방송 개혁이 주요한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가 국회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이 가장 먼저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국회 원 구성 과정에서 공영방송 개혁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과방위) 위원장직을 놓고 여야가 막판까지 부딪쳤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도 거론되고 있으며, 감사원이 방송통신위 감사에 나서는 언론 개혁과 관련한 갈등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집권 여당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KBS를 비롯해서 MBC까지 언론노조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25일 성명을 통해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아무 거리낌 없이 공영방송을 겨냥한 허위 주장을 일삼고, 박성중 과방위 간사 역시 대놓고 공영방송 사장 퇴진을 외치고 있다”며 “보수정권 시절 자행된 공영방송 탄압을 연상하게 한다. 하반기 국회에서 ‘공영방송법’을 최우선 처리해야 할 명백한 이유”라고 밝혔다.

▲MBC 사옥 ⓒ연합뉴스
▲MBC 사옥 ⓒ연합뉴스

앞서 언론노조 MBC 본부는 지난 5월 언론노조 집행부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 처리를 촉구하기 위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하반기 국회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안에 대한 최우선 처리’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에 언론노조 MBC 본부는 “민주당이 (지난 5월 MBC본부에 언급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이는 공당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이며, 다수당인 민주당에 부여된 책무”라고 강조했다.

“상업 목적 ,언론 존재 이유 압도…공영방송 존재 절실”

OTT 등 여러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기를 의식한 듯 언론노조 MBC 본부는 “상업적·영리적 목적이 언론 본연의 존재 이유를 압도하는 지금 현실을 고려할 때, 공영방송다운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는 더욱 절실해졌다”며 “기울어진 언론 지형에서 올바른 여론 형성에 기여함으로써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유지시켜야 하는 공영방송의 책무는 더욱 막중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하며 그 첫 단추가 바로 공영방송에 대한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강조했다. 

▲현업언론 6단체 공영방송 정치독립 5월 완수 촉구 결의대회에서 최성혁 언론노조 MBC본부장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언론노조
▲현업언론 6단체 공영방송 정치독립 5월 완수 촉구 결의대회에서 최성혁 언론노조 MBC본부장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언론노조

언론노조 MBC 본부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과 관련한 빠른 움직임을 촉구했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민주당은 당론으로 약속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이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고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을 실천하는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허위사실과 궤변으로 연일 공영방송과 언론노조를 향해 생떼 쓰기를 하는 국민의힘에게도 강력히 경고한다”며 “집권 여당이면 제발 허위사실로 국민을 호도하지 말고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방송관계법 개정으로 공영방송 장악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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