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까지 두 매체에서 기사를 작성하던 기자가 한달 만에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해당 기자는 전직 기자 출신인 것을 유세과정에서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해당 후보는 기자생활 중인 지난 대선 전후로 자신의 SNS에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거나 “페미는 정신병”, “우한폐렴”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한솔 국민의힘 고양시의원 후보는 지난달 15일까지 지이코노미와 데일리연합에서 기사를 썼다. 이후 지난 2일 국민의힘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시험에 응시하고 고양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언론인의 정치권 직행 사례로 폴리널리스트(politics+journalist, 정치와 언론인의 합성어)라는 비판이 가능한 부분이다. 

▲ 이한솔 국민의힘 고양시의원 후보 홍보물. 기자출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이한솔 페이스북
▲ 이한솔 국민의힘 고양시의원 후보 홍보물. 기자출신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이한솔 페이스북

 

이 후보는 선거홍보 문구로 “똑똑하고 야무진 기자 출신”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가 두 매체에 동일한 기사를 보도한 것처럼 지난 11일 이후로 이 후보의 행보를 두 매체에서 동시에 보도하고 있다. 지난 24일엔 두 매체에 이 후보 인터뷰 기사도 실렸다. 

한편 이 후보는 기자로 재직하던 대선 전후로 SNS에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많이 남겼다. 

지난 3일 “우한폐렴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문재인정부”라며 언론에서도 사라진 ‘우한폐렴’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우한폐렴’이 지역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명칭을 통일했다. 그는 지난 3월5일 “페미는 정신병”이라고 했고, 지난 1일엔 차별금지법을 향해 “역겨운 PC주의”라고 표현했다. 

▲ 코로나를 우한폐렴이라고 쓴 이한솔 후보. 사진=이한솔 페이스북
▲ 코로나를 우한폐렴이라고 쓴 이한솔 후보. 사진=이한솔 페이스북

 

▲ 지난 3월11일자 이한솔 후보 페이스북. 이번 대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내용
▲ 지난 3월11일자 이한솔 후보 페이스북. 이번 대선에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내용

 

이번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도 펼쳤다. 지난 3월11일 이 후보는 “이번 20대 대선은 아마도 압도적인 윤(윤석열 후보)의 승이었지만 역대 최고의 부정이 일어났고 그럼에도 국민들은 윤을 대통령자리에 올리는 것에 성공했다”라고 했다. 

지난 2월25일엔 윤석열 당시 후보 사퇴촉구 서명을 제안한 인사들을 향해 “종북빨갱이들 선동하며 집결중, 토나옵니다”라고 썼다. 

정치인 비난 발언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월21일 이재명 당시 후보를 향해 “개수작 부리지마라. 부정선거범 사형이다”라고 했고 같은날 문재인 대통령에겐 “오늘도 입으로 똥을싸는 중”이라고 적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5일부터 이 후보 측에 후보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폴리널리스트 논란이나 SNS에 남긴 부적절한 발언 등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지만 27일까지 상세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만 이 후보 측 관계자는 27일 미디어오늘에 문자메시지로 “선거 중에 지속적으로 인터뷰 요청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며 “분단위로 스태프도 부족한 채 일하고 있어 시간이 안 난다”고 했다. ‘이미 27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했다’며 재차 답변을 요청하자 해당 관계자는 “선관위에 질의하고 문제없다고 확인한 내용”이라며 “정치부 기자도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신경 쓸 부분이 너무 많다”며 “혹시라도 악의적으로 (기사를) 쓴다면 저희도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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