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시민운동의 정체성과 좌표를 명확히 설정해 나가겠다. 이 엄중한 시기에 새로운 변화와 방향설정을 해보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겠다.” 지난달 24일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 공동대표가 된 이진순 와글 이사장이 한 말이다. 이날 민언련은 정기 총회에서 채영길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도 민언련 새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민언련은 올해 창립 38주년을 맞이했다. 1984년 해직언론인을 중심으로 창립된 민언련은 이듬해 ‘월간 말’을 창간해 불합리한 사회제도와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데 앞장섰다. 1986년엔 군사정권의 보도지침을 폭로했다. 이후엔 한겨레신문 설립을 주도했다. 그런 민언련이 올해부터 언론 시민운동의 좌표를 재설정하고 새 방식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순·채영길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민언련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민언련
▲이진순·채영길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민언련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민언련

그동안 민언련은 신문과 방송 등 기성 언론을 중심으로 감시 활동을 해오다 바뀐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유튜브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 두 대표는 시민이 시민을 혐오하는 시대 공론장의 역할과 함께 사회적으로 배제된 목소리를 담아내기 위한 고민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미디어를 ‘기본권’개념이 아닌 ‘관리’와 ‘산업’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데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민언련이 나아가야 할 언론 운동의 방향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이진순·채영길 공동대표를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민언련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떻게 하다 민언련과 인연을 처음 맺게 됐는지 궁금하다.

이진순=민언련은 언론운동 단체 가운데 역사가 가장 오랜 축에 속한다. 1984년 전두환 정권 시절 민주언론운동협의회(민언협)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제5공화국 때부터 핍박받으며 언론운동을 전개한 단체다. 나는 1980년대 대학을 다녔다. 사회학과를 지망해서 들어갔는데,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언론인을 꿈꾸던 철모르는 대학생이었는데 막상 대학생이 돼 단과대, 학생회 차원에서 신문을 만들며 부딪힌 언론 현실은 참담했다. 2002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교수를 하다 한국에 들어왔는데, 민언련에서 활동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연구자보다 현장 활동을 하고 싶었다. 80~90년대 열심히 무언가를 한 것 같은데 왜 우리 사회가 이만큼밖에 성장하지 못했는지 의문이었다. 옛날부터 선배들에게 빚진 느낌이 있다. 2015년 민언련 정책위원으로 첫 활동을 시작했다.

채영길=전 평범한 삶을 살았다. 학창시절 사회에 대한 고민을 크게 하지 않았다. 원대한 꿈이 있지도 않았고, 그냥 공부하면 자연스레 얻게 되는 것들을 기대했다. 원래 미디어정책 연구자였는데, 미국에서 박사 과정 논문을 ‘이주노동자의 미디어’에 대해 쓰게 됐다. 논문 작성을 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이주노동자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공동체미디어 활동을 하다 보니 한국 공동체미디어의 움직임에 관심이 갔다. 마을미디어운동과 마포FM 운영에 참여하게 됐다. 2017년 민언련 정책위원 제안을 받고 약간 고민했다. 공동체미디어와 마을미디어운동, 마포FM 활동은 큰 고민은 없었다. 아마 민언련 활동이 공동체미디어의 정치가 없는 영역이어서 다른 결의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지형에서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민언련에 대해 만족스러운 부분, 나름의 평가는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나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러나 역할이나 의미가 없지 않아 내가 기여할 부분이 있다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진순·채영길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민언련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민언련
▲이진순·채영길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민언련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진=민언련

-대표직은 어떻게 맡게 됐나. 소감은?

이진순=시민운동 전반이 과도하게 연령대가 높다. 연령대가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채영길 대표와 비슷한 더 젊은 연령대 분들이 주도적으로 언론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민언련은 투쟁만 열심히 한 게 아니라 ‘말’지 편집 스타일을 바꾸는 등 당시 혁신을 많이 했다. 과거에는 신문방송 중심으로 언론운동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다른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고, 언론운동의 방식이나 의제를 더 확대해 나가야 한다. 오히려 언론 운동 경험이 많은 선배들보다 더 새로운 발상, 젊은 의지를 갖는 사람이 민언련 안에 많다. 더 자유분방한 생각들이 전반적인 언론 시민운동의 좌표를 재설정하고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는데 도와주는 문고리 역할을 해보고 싶다.

채영길=대표 제안을 받았을 때 처음엔 말도 안 되는 것 같아 바로 거절했다. 다만 정책위원을 하며 느낀 건 있다. 미디어 환경이 너무 달라진 상황에서 시민을 위한 미디어 언론 제도가 달라져야 하는데, 다른 방식과 제도가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민언련에 한국 시민사회 전반의 세대들이 충원된 건 아닌 것 같다. 자원이 없는 건 아닌데 시민사회 안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세상 사는 게 녹록지 않아 다들 바빠서 그런 것 같다. 민언련의 상황을 알고 있기에 한 번쯤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외부에서 볼 때 시민사회 운동이 달라져야 한다는 시선이 있는 걸 안다. 사실 내부에서도 그런 마음이 더 크다. 내부에서 그런 바람이 없는 줄 아는데 오해다. 3세대로 접어드는 시기인지 모르겠지만, 이진순 공동대표는 제가 느끼기에 다른 결을 갖는 것 같다.

-민언련의 비평을 보면 초기엔 신문방송을 주력으로 다뤘다. 최근 들어 유튜브로도 대상을 확장했다. 앞으로는 어떤 부분에 더 초점을 맞춰 활동할 계획인가.

이진순=사람들이 민언련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민언련이 특정 정당에 대해 호불호 감정을 갖는다든지 정파성을 갖고 있다든지 오해를 한다. 민언련은 언론에서 지워진 사회적 약자들, 권력으로부터 배제된 일반 시민들이 갖는 절박한 요구라든가 목소리를 어떻게 우리 사회 공론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지, 같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한다. 기성 언론들, 신문방송 매체 열독률과 구독률이 줄었다고 해서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유튜브 콘텐츠는 신문방송 매체들을 보고 만들어진다. 공공성과 공영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 제안을 해나갈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면 민언련에서 그동안 여러 차례 다루긴 했지만, 적극적으로 행위의 주체들과 연대해 사회적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미진했다. 이주노동자·여성·장애인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 그룹과 연대해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 같다.

채영길=이 대표는 현재 와글이라는 단체에서 여성 청년 정치 공론장을 만들고 있다. 언론 미디어 운동의 하나의 방향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행위 주체라고 하는 부분도 거기 포함된다. 연대라고 하는 것도 그분들과 접점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기존에는 주류 신문방송 매체 중심의 운동을 했다. 여전히 굉장히 중요한 축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이 신뢰받고 안정적인 제도로 만드는 것도 여전히 저희가 해야 하는 부분이다. 말지나 한겨레 사례에서 보이는 것처럼 비주류 담론을 주류 담론으로 세웠다. 비주류적인 목소리를 주류의 목소리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시민들이 시민들을 혐오하는 상황에 놓였다. 공론장이 황폐해지고 버려질 가능성이 커진 것 같다. 사회적 개입이 없다면 소중한 공론장을 잃어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차기 정부 정책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문은?

채영길=첫 번째는 ‘미디어 기본권’이다. 다른 모든 정책의 기준이 되는 것 같다. 민언련이 지난 1년 동안 논의해서 정한 개념이다. 미디어 기본권은 미디어를 직접 이용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가는 모든 시민이 가져야 하는 권리다. 제도적 미디어가 베푸는 권리가 아니라 시민들이 만들어 나가는 권리라는 측면에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권리다.

이진순=한마디로 미디어에 접근하고 건강한 공론장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다. 국민이 교육을 받을 권리처럼 기본권 차원으로 규정돼야 한다. 국가는 모든 국민에게 미디어 기본권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기본 생필품과 같은 것이다. 미디어를 제대로 이용해 소통하고 모든 시민에게 주어져야 하는 필수재라고 생각한다. 미디어 기본권을 법제화하고 나면 왜 미디어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하는지, 공영방송의 사장을 뽑는데 국민이 왜 참여해야 하는지, 국민의 취업과 교육에 직결되는 좋은 품질의 와이파이 사용은 모두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지, 시청자위와 독자권익위가 단순히 의견 개진하고 회의록 정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언론사의 경영과 사시와 전략에 좀 더 적극 개입과 발언을 할 수 있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기본 바탕이 되는 개념이다. 미디어 기본권에 의거해 새롭게 구성하고 재편해야 한다.

▲대선 후보 시절 TV 토론회를 준비 중인 윤석열 당선자. ⓒ연합뉴스
▲대선 후보 시절 TV 토론회를 준비 중인 윤석열 당선자. ⓒ연합뉴스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언론관 평가가 가능한가. (윤석열 당선자는 후보자 신분 당시 몇몇 언론을 대상으로 개표방송에 쓰일 사진을 찍어주지 않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일부 매체 인수위 출입을 거부하고 있다.)

이진순=4월19일 ‘새 정부에 바라는 언론정책 과제 토론회’를 진행할 것이다. 인수위에서 언론 부문 담당자를 섭외했는데, 여러 이유를 들며 거절했다. 인수위에서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해서 4월 초 다녀왔다. 인수위는 모든 게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미디어개혁위원회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규제를 완화하고 산업진흥과 관련된 방향으로 개선하고자 한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우려되는 점은 미디어를 산업의 영역으로만 간주하고 진흥 차원으로만 검토하는 것 같다. 미디어 기본권과 배치되는 개념이다. 교육부가 교육산업 진흥을 위해 학원과 참고서 회사 이윤을 키워주기 위해 일하는 부서는 아니지 않나. 언론을 갈라치기하고 특정 언론을 물 먹이는 듯한 행동을 해선 안 된다. 이런 태도들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점이 우려된다.

채영길=언론은 관리의 대상으로, 미디어는 산업적인 관점으로 분리해서 보고 있다. 그래서 언론에 대한 정책이 없는 것이다. 기자단 출입을 통제하고 선별적 인터뷰를 하는 건 관리의 전형이다. 기존에 보여준 언론관이 실제로 이뤄지는 게 놀랍진 않지만, 국가를 운영하고 경영하는 책임자들이라는 측면에서 우려가 크다. 권위주의 정부에서 나타났던 현상인데, 언론계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 시민단체 활동은 저희만 하는 게 아니다. 미디어 현업단체와 같이 움직여야 한다. 지금 미디어오늘이나 몇몇 매체들이 출입 제재를 당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현업단체 등은 어떻게 대응할지 알려줬으면 좋겠다. 개별 언론사의 문제로 놔둘 것인가. 정부의 언론 관리가 성공적으로 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여당이 포털의 자의적 뉴스편집을 금지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이진순=저희가 대선 정책 과제를 통해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알고리즘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했다. 국회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별위원회 소속의 민주당 안에서도 두 개의 안이 있었던 것 같다. 투명성을 강화하거나, 전면편집 금지 등이 있었는데 의원총회에서 2번째 안이 채택됐다. 이 부분에 대해 민언련 차원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되지 않을까. 오히려 기존의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게 생활화된 사람들이 유튜브로 다 가지 않을까라는 그런 생각도 들더라. 이용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냐, 이용자들의 반응이 원래 의도했던 취지에 부합할 것인지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문제가 악화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활동가 처우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지난 10월엔 활동가들이 노조를 설립했다.

이진순=노조가 만들어진 데 기본적으로 환영하고 축하한다. 비영리단체 시민단체에서도 일하는 노동자들이 힘들게 일하는 게 무한 반복되는 건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좀 더 현실에서 가능한 최대 수준에서 약속할 수 있는 건 필요하다. 사측 대표가 돼서 교섭위원으로 노사협상을 하는 건 처음이라 여러 가지로 고민스럽다. 젊은 활동가로 구성됐다. 단순히 임금과 처우 문제 등을 위해 노조를 만든 게 아니다. 조직 내 의사소통 구조라든가 어떻게 하면 본인들의 의견과 주장이 의미 있게 반영될 수 있게 할 것이냐 등이 주요 활동이라고 안다. 활동가로서 정체성, 가치 등을 충족하면서 활동을 해야 보람을 느끼고 신명이 난다. 시민사회 후원회원 숫자는 썰물 빠지듯 줄어들고 있고, 정부 보조금이라든가 지원금은 멀리하고 있다. 후원금 말고는 딱히 재원이 없다. 마음 같아서는 최고의 대우를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현실 여건이 있어 지금도 노사 양측의 견해 차이가 있다. 원만하게 잘 조율해 나갈 것이다.

채영길=80% 이상이 회비로 충당된다. 저희가 하는 교육사업, 연구 등에서 충당하고 있다. 회원 증감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사실 시민단체들이 외부기관에서 지원받지 않냐는 시선이 있어 들여다봤는데, 오해가 많은 것 같다. 저는 교섭위원은 아니다. 노동자성이라는 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서 노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다르다고 생각한다. 공무원 노조와 교직원 노조가 일반 자동차 노조가 같을 수 없다. 그들이 생산하는 것들, 생산 관계에서 노동자성이 나온다. 그렇다면 시민사회에서도 그 노동자성은 당연히 달라질 것이다. 고민이 필요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

-2년 임기다. 임기 동안 민언련을 어떻게 이끄실 계획인가?

이진순=지금 시점에서는 언론시민운동의 전반적인 가치와 철학 방향 방식 등을 고민하고 전면적인 반성적 평가, 새로운 큰 그림 그리기 등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그래서 여러 가지를 이론화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 언론 시민운동이 현장성을 갖출 것인가 측면에서 어떤 방향으로 시민들을 만나야 할지 고민을 담은 운동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시민이 시민을 배제하고 혐오하고 차별하고, 기본적인 공론장의 존재를 위협하고 불건강한 갈등과 대결의 방식으로 의사소통 체계를 왜곡한다. 그것과 관련해 시민들의 공론장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검토해봐야 한다.

-현 언론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채영길=성찰인 것 같다. 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 비평 글을 쓰기도 한다. 늘 어려운 건 그 비평에 대해 한 번도 동의를 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 시민들과 언론인들의 차이가 뚜렷한 것 같다. 심지어는 이제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자체를 축소하는 상황에 놓였다. 성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제일 중요한 건 내부의 성찰이다. 언어로 나오는 게 아니라 조직의 변화로 나타난다. 한 번도 언론사 조직이 혁신적으로 바뀐 적은 없는 것 같다. 디지털 조직화를 하는 과정에서도 이전의 조직을 놔두는 상태로 바뀐다. 심지어는 젊은 기자들이 들어오는데, 소통 구조가 바뀌지 않은 조직도 많다. 외부 사람들의 영향이 미쳐야 한다. 외부인이 제기한 의견이 기자들의 취재나 보도에 반영될 조직 구조를 갖춰야 한다. 그게 되어야 언론이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성찰해야 한다.

이진순=현업인들이 언론을 대하는 입장은 사주하고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국언론을 개혁해온 견인차 역할을 했던 분들은 언론노조나 언론노조가 만들어지기 전에도 현직 언론인 중에 해직이나 구속을 감수하고 개혁 운동을 벌였던 분들이다. 언론 미디어 환경이 극한 경쟁, 무한 경쟁으로 치달으면서 직능적인 이해관계, 언론사별 산업적 이해관계에 따라 언론인들 내부에 굳건한 연대가 느슨해진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시민운동 차원에서 파트너십을 가지고 더 나은 방향으로 언론환경을 바꾸고자 할 때 언론사주와는 다른 입장에서, 다른 시각에서 언론개혁을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분들의 용기와 도전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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