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이 중앙일보S 소속 매체 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매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치킨 프렌차이즈 BHC그룹이 인수전에 빠지면서 KG그룹이 새롭게 참전했다.

특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매각 소식은 중앙그룹 내부에서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3월 ‘제2창간’을 표방하며 데일리 디지털 대응 체제로 전환, 적극적으로 경력기자들을 채용하며 사세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코노미스트는 자신들이 중앙일보 우산 아래에 있다는 점을 기자들에게 적극 어필했다고 한다.

▲중앙그룹 계열사 중앙일보S 로고. 사진=중앙일보S 홈페이지 갈무리
▲중앙그룹 계열사 중앙일보S 로고. 사진=중앙일보S 홈페이지 갈무리

이코노미스트의 경력기자 채용과 데일리 디지털 대응은 성공적이었다. 중앙일보S 내부에서는 새롭게 합류한 기자들이 매출을 두 배 이상 가까이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는 상황이 연출되자마자 이코노미스트가 매물로 시장에 나온 것. 이에 ‘취업 사기’를 당한 것 아니냐는 내부 동요가 일었다.

최근에는 신입기자 채용까지 진행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초 채용 공고를 띄우고 최근 절차를 마무리했다. 일각에서는 매각 조건에 ‘일정 규모 기자 수’가 포함됐기에 이 같은 채용 절차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매각전은 그룹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물밑에서 꽤 오랜 기간 매각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고도 한다. 내부에서는 사세 확장과 신입사원 채용까지의 모든 과정이 매각을 겨냥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토로가 나온다. 그룹사 차원에서 기자를 단순히 매출 상승용, 거래용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로고. 사진=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홈페이지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로고. 사진=이코노미스트·일간스포츠 홈페이지

또 비판받는 부분은 소통 부재다. BHC그룹으로의 매각 소식은 이른바 ‘지라시’를 통해 먼저 알려졌고, KG그룹으로의 매각 소식은 BHC그룹과의 매각 결렬 이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전해졌다. 두 번의 매각 결정이 일방통행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그룹 내부에서는 “그래도 ‘치킨집’보다는 이데일리라는 언론사 운영 경험이 있는 KG그룹으로의 매각이 낫지 않겠는가”라는 안일한 시각도 나온다. 어떻게든 중앙일보S 소속 매체를 팔기 위해 기자들에게 행했던 달콤한 말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며 이러한 인식을 보이고 있다.

그룹사 차원에서 매각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기자들은 중앙일보S에 남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앙그룹이 중앙일보S 자체를 매각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만큼 고용불안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수 구성원이 KG그룹 품에 안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앙그룹이 또다른 매각에 나선다면 이번과 같은 우를 또다시 범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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