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홈페이지를 개편하며 ‘나는 저격한다’ 시리즈를 선보였던 중앙일보가 시즌2를 내놨다. ‘나는 고발한다’ 시리즈다.

중앙일보는 7일 지면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나는 고발한다 시리즈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기존 나는 저격한다 시리즈에 함께 한 필진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필진이 합류했다.

▲중앙일보가 7일 자 지면을 통해 공지한 ‘나는 고발한다’ 시리즈. 사진=중앙일보 갈무리
▲중앙일보가 7일 자 지면을 통해 공지한 ‘나는 고발한다’ 시리즈. 사진=중앙일보 갈무리

지난해 나는 고발한다 연재 당시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이 참여해 이목을 끌었다. 류 의원은 민주노총이 청년과 비정규직을 외면하고 정규직 노조 투쟁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민주노총 내에서 “수구언론 프레임에 놀아났다”는 반발이 나오는 등 논란도 적지 않았다.

안혜리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중앙일보는 세대 갈등이 첨예하던 2021년, 2030세대가 기성세대를 향해 던지는 도발적인 문제 제기 칼럼 시리즈 나는 저격한다로 모바일 공론장에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며 “당시의 문제의식은 그대로 유치한 채 필진과 대상, 주제를 확장한 나는 고발한다를 7일부터 새롭게 시작한다”고 전했다.

안 논설위원은 프랑스 지성 에밀 졸라의 칼럼 나는 고발한다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번 시리즈를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안 논설위원은 “만연한 자기 검열과 과잉 비난이 넘치는 사회에선 제대로 된 공론을 만들어갈 수 없다. 아니, 생각이 다른 사람끼리 대화조차 어렵다”며 “이런 파편화된 현실을 바꿔야 한다. 그래서 침묵하지 않기로 한 필진, 그리고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고발을 시작한다”고 했다.

새롭게 합류하는 필진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대리한 김재련 변호사, ‘조국 흑서’로 불리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공동저자 김경율 회계사, 현직 경찰 달나라금토끼(필명), 586세대 대졸 건설노동자 이두수씨, 공부의 신 강성태씨,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다. 정치권에서는 젊은 여야 당직자 홍서윤·하헌기(더불어민주당)·신지예(전 국민의힘 새시대위원회 수석부위원장)·박민영(국민의힘) 등이 합류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7일자 칼럼(“세쌍둥이 중2 아들이 물었다 ‘엄마, 페미야? 남자들 싫어?’”)에서 남녀 성별을 각각 가해자, 피해자로 단순 도식해 젠더 폭력을 남녀 다툼으로 전락시키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성찰했다.

▲7일 자 중앙일보에 실린 ‘나는 고발한다’ 시리즈. 사진=중앙일보 갈무리
▲7일 자 중앙일보에 실린 ‘나는 고발한다’ 시리즈. 사진=중앙일보 갈무리

중앙일보는 일반 독자도 새 필진으로 합류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또 텍스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숏폼’ 동영상 등을 제작해 새 방식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안 논설위원은 “중앙일보 사이트에 실린 나는 고발한다 칼럼을 논리적으로 비판하거나 전문성을 더해주는 댓글을 달아 생산적인 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독자 가운데 일부를 선발해 필진으로 모실 예정”이라며 “댓글이 단순히 감정의 배설장이 아니라 품위 있는 공론장의 한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나는 고발한다는 기존 미디어가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실험을 한다”고 했다.

이어 “고발하는 칼럼과 함께 다양한 패널 필진의 글을 함께 제공하는 방식”이라며 “비판의 대상이 된 주체의 ‘공식 반박’, 직접 고발의 대상은 아니지만 칼럼을 비판하는 ‘인정 불가’, 칼럼에 동조하는 ‘반박 불가’ 글을 고발 칼럼과 함께 동시에 제공해 관련 사안에 대한 다각적인 이해를 도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별별 시각’에선 사안과 관련한 책 소개 등 다양한 시각을 곁들인다. 패널 글은 중앙일보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읽을 수 있다”며 “텍스트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필진의 주장을 담은 숏폼 동영상, 그리고 젊은 청소부의 시각을 일러스트로 담은 ‘저, 청소일 하는데요?’ 김예지 작가의 10칸 만화처럼 그림을 통해서도 독자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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