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언론사도 이젠 캐릭터로 친근하게
딱딱한 언론사도 이젠 캐릭터로 친근하게
국민 사랑받은 ‘펭수’부터 뉴스 전달해주는 ‘고슴이’… 빠른 ‘당근’과 기사쓰는 ‘겨리’까지

“이슈 돼야 반짝 관심 갖는 국회 민낯 밝혀주길” (7월5일, 장하나 활동가 인터뷰)
“언론은 시민이 만든다는 사실 증명했으면” (5월24일)
“독자 기반 수익모델로 돌아온 세계 저널리즘” (5월17일)

한겨레의 ‘겨리 기자’가 작성한 기사들이다. ‘겨리’란 지난 5월 시작한 한겨레 후원 회원 제도 ‘서포터즈 벗’을 대표하는 캐릭터다. 곰이나 강아지로 추정되는 모습을 한 생명체다. 한겨레를 떠올리게 하는 이 이름의 뜻은 연결의 ‘결’자를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소 두 마리가 함께 끄는 쟁기를 뜻하기도 한단다.

‘겨리’는 인스타그램에서 귀여운 만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후원 제도나 미디어 관련 기사를 작성하기도 한다. ‘서포터즈 벗’ 전용 뉴스레터를 쓰고 한겨레 기사를 큐레이션하기도 한다.

▲한겨레 ‘서포터즈 벗’ 캐릭터 겨리가 쓴 기사에 등장하는 겨리. 기자 바이라인에도 ‘겨리 기자’라고 표기돼 있다. 사진출처=한겨레 홈페이지.
▲한겨레 ‘서포터즈 벗’ 캐릭터 겨리가 쓴 기사에 등장하는 겨리. 기자 바이라인에도 ‘겨리 기자’라고 표기돼 있다. 사진출처=한겨레 홈페이지.
▲한겨레 ‘서포터즈 벗’ 인스타그램 계정에 등장하는 겨리.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고객 질의에 답하기도 한다. 뉴스를 큐레이팅하기도 한다. 사진출처=서포터즈 벗 인스타그램.
▲한겨레 ‘서포터즈 벗’ 인스타그램 계정에 등장하는 겨리.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고객 질의에 답하기도 한다. 뉴스를 큐레이팅하기도 한다. 사진출처=서포터즈 벗 인스타그램.

류이근 한겨레 미디어전략 실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겨리’를 만들게 된 계기는 한겨레의 기존 이미지 가운데 진지하고, 무겁고, 딱딱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이를 탈피하기 위함”이라며 “다만 겨리는 한겨레를 대표하는 캐릭터는 아니고, 후원제도 서포터즈 벗을 대표하는 캐릭터다. 이 제도를 좀더 친숙하고 편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겨리 캐릭터를 활용해 겨리 기자 이름으로 바이라인을 두고 기사를 쓰기도 하고, 인스타그램 계정과 페이스북, 카카오톡 채널 등 겨리 캐릭터를 등장시켜 알리고 있다”며 “정기 후원자에게 드리는 겨리 노트와 스티커 등이 있고, 앞으로 후원 회원께 리워드를 제공하면서 더 다양한 굿즈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 실장은 “겨리가 한겨레의 딱딱한 이미지를 개선해주고 부드럽게 느껴진다는 피드백이 있다. 처음 생각한 것보다 더 반응이 좋다”며 “겨리를 빨리 키워 후원제를 알리고 홍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BS ‘자이언트 펭TV’ 펭수.
▲EBS ‘자이언트 펭TV’ 펭수.

언론이나 방송사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것이 한겨레가 처음인 것은 물론 아니다. 2019년 4월 EBS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선보인 ‘펭수’가 대표적이다. 펭수의 경우 국민 캐릭터로 사랑받은 만큼 수익도 컸다. 지난해 국회 과방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펭수 관련 사업으로 창출한 수익은 101억 3000여만원이다. 펭수는 광고모델이나 협찬, 이미지 라이선스, 라이선스 상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올렸다.

펭수는 교육방송 EBS 캐릭터인 만큼 2021년 수능특강 모델로 등장하거나 전국 6000여 개 초등학교 인공지능(AI) 영어 원어민 선생님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펭수를 통해 EBS 브랜드를 알리며 교육방송도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또 다른 방송사 캐릭터로는 MBC의 ‘엠빅 프렌즈’가 있다. 엠빅 프렌즈는 방송 노출은 물론 인스타그램에 만화로 등장하거나 브랜드 스토어를 통해 굿즈로 활용되기도 한다. 엠빅 프렌즈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16명으로 MBC 브랜드에 비해 다소 미진하다.

▲뉴닉의 캐릭터 고슴이. 사진출처=뉴닉 인스타그램.
▲뉴닉의 캐릭터 고슴이. 사진출처=뉴닉 인스타그램.

방송사가 아닌 매체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는 뉴스레터 서비스 ‘뉴닉’의 마스코트 ‘고슴이’다. 고슴이는 뉴닉에서 뉴스를 전달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뉴닉 설립 1주년에는 ‘고슴이 돌잔치’가 열릴 만큼 매체 그 자체를 상징하는 캐릭터다. 종종 뉴닉의 뉴스레터 제목이나 본문에는 “~했슴”과 같이 ‘고슴체’가 사용되기도 한다. 뉴닉 설립 2주년에는 ‘고슴이 공식 팬클럽’인 ‘고슴도슴’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고슴이 팬클럽에 가입하면 각종 고슴이 굿즈를 받을 수 있고 뉴닉의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별회원제도처럼 운영되는 것이다.

뉴닉 측은 고슴이 탄생에 대해 “뉴니커(구독자) 분들에게 이메일로 편지를 보내다보니 보내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사람으로 하려다가 나이, 성별, 생김새로 괜한 고정관념이 생기는 것 같아 동물로 찾았다”며 “신문 재단 부분의 뾰족뾰족한 부분을 보다가 고슴도치가 생각나 많은 시행착오 후 지금의 고슴이가 탄생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캐릿의 당근 캐릭터. 사진출처=캐릿 홈페이지.
▲캐릿의 당근 캐릭터. 사진출처=캐릿 홈페이지.

대학내일에서 운영하는 매체 ‘캐릿’에도 당근 캐릭터를 이용해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캐릿 콘텐츠나 뉴스레터에 당근 캐릭터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캐릿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변환되는 당근 마우스 커서도 캐릿만의 특징이다. 

김신지 캐릿 디렉터는 미디어오늘에 “캐릿(Careet)은 당근(Carrot)과 같은 정보를 발(Feet) 빠르게 전달한다는 의미를 담은 합성어다. 누구나 궁금해 하지만 어떤 미디어에서도 집중적으로 다룬 적 없는 MZ세대 트렌드와 인사이트가 독자들에게 ‘당근’ 같은 유용한 정보가 되길 희망했고, 여기에 ‘항상 최신을 다합니다’라는 캐릿의 슬로건처럼 이런 정보를 누구보다 ‘발 빠르게’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며 “미디어명을 정한 뒤 로고 디자인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의미를 시각화해서 담아낸 ‘발 달린 당근’이라는 현재의 캐릭터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디렉터는 “신생 미디어다 보니 이름만으로 기억되는 것보다는 어떤 이미지와 함께 각인되는 편이 유리하리라는 판단이 있었다”며 “이름은 헷갈리더라도, ‘아, 그 당근 캐릭터 있는 거기?’라고 기억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후 캐릿 트렌드 레터(뉴스레터)와 홈페이지 등 다양한 접점에서 당근 캐릭터를 활용해 독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실제 두 차례 구독자 설문 조사를 진행했을 때, 당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많이들 표현해주시기도 했다”며 “캐릭터 세계관도 미디어 성장과 함께 점차 쌓아가고 있는 중이며 굿즈 제작 등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브랜딩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