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정치행정학과의 김영명 교수가 한국 지성계의 짝퉁 장사를 비판하는 글을 한국일보에 실었다우리 학문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 탈식민성을 해야한다는 사람은 많아도 막상 하는 사람은 드물다, 짝퉁 장사하는 것이 지식 권력에 도움이 되는 세상이니 이걸 벗어나는 게 참으로 어렵다, 이런 내용이다. 새삼 소개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누구나 알만한 것이다.이런 주장
학술논문을 작성하고자 하는 이들이 널리 참조하는 책 중의 하나인 W. 부스의 은 ‘반드시 피해야 할 함정’이라는 항목에서 표절을 다루고 있다. 그 책에 따르면 “표절이란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남의 말이나 생각을 사용하면서 그 사람에게 크레딧을 주지 않는 행위이다. 비록 크레딧을 준다고 할지라도 인
나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안산 기슭에 있는 4층짜리 연립주택 꼭대기에 산다. 뒤베란다에서 보면 멀리 홍은동 백련산 중턱에 ‘그랜드 힐튼 서울 호텔’의 네온이 번쩍거린다. 한일병탄 때 후작 작위와 은사금을 받은 이른바 친일파 이해승의 후손이 경영하고 있다. 앞서 나는 이해승을 가리킬때 ‘이른바 친일파’라고 했다.
황석영의 새 소설 이 출간 한 달 만에 11만 부 팔렸다고 한다. 그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사회과학 서적으로 분류되곤 하는 우석훈의 가 1년 동안 7만 부 남짓 팔린 것에 비하면 ‘역시 황석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황석영의 이 책은 일종의 성장소설이고, 주요
불교계의 ‘종교편향 규탄’에 대해, 불교계가 겨냥하고 있는 기독교 일부 세력은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근본주의 세력은 어떤 종교에서든지 자신들 이외의 말에는 귀기울이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는 얼마든지 짐작할 수 있다. 최근 개신교 한 목사가 “사람을 두들겨 패 죽이고도 ‘주님의 영광&r
불온서적을 선정한 국방부의 시대착오적인 모습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갔다. 하는 짓들이 하도 유치해서 그냥 웃고 넘어가려 해도 사실 유치한 자들이 저지른 악행이 역사를 가득 채우고 있는 걸 생각하면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이번에 불온서적으로 선정된 책들 중에서 좀 억울하게 여겨지는 것은 장하준의 같다. 이 책의 저자는 현
지난 7월31일에 부산에 다녀왔다. 방학을 이용하여 공부를 하고자 하는 교사들에게 ‘책읽기와 글쓰기’에 관한 4주짜리 강의를 하는데, 그 첫번째 시간이었다. ‘책읽기와 글쓰기’, 얼핏 보기에는 너무나 기초적인 것이니 이걸 배우는 교사들이 한심해 보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이렇게 기초적인 것일수록 항
1997년에 개봉된 영화 는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추억의 명화다. 특히 배우 송강호의 독특한 어투가 강한 인상을 남겨서 지금도 재미삼아 '나 xxx야'라는 말을 쓰는 이들이 있고, 이것이 여전히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요즘 인터넷을 둘러싸고 말들이 오가는 중에 그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두목에게 각별히 아부하는
‘삼국지’나 ‘초한지’ 같은 중국 무협 소설을 번안해서 돈을 많이 벌고 있는 번안 무협작가 이문열이 “의병”이라는 말을 꺼냈을 때, 나는 그로써 대변되는 보수 지식인들의 무지몽매함과 시대착오적인 사태 파악에 몹시 속상했다. 보수 지식인들은 걸핏하면 ‘어떻게 지켜온 대한민국인데 좌파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사는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나무의 잎과 새싹만을 먹고 산다. 이는 특수화된 진화의 막다른 길에 들어선 경우에 해당한다. 코알라는 고립된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유칼립투스 나무가 무성한 시기에 널리 번식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환경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오랜 세월에 걸쳐 자신의 신체를 유칼립투스 나무 잎사귀와 새싹 외에는 아무
17살 청년이 67살 노인에게 ‘미친 소, 너나 먹어’라고 말하는 일이 일상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17살 청년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이고, 67살 노인이 대통령이라면 이러한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17살 청년의 부모도, 17살 청년의 이웃 사람도 일가친척들도 이러한 명령을 내리고 있다면, 그들의 명령이
2008년 4월 28일자로 나온 707호를 뒤적이다가 ‘출판 인터뷰’에서 잠깐 멈췄다. ‘선비의 육아일기’라는 책을 쓴 김찬웅 씨와 유현산 기자가 대화한 내용이다. 책은 이문건이라는 조선 선비가 손자를 키우면서 쓴 육아일기 을 풀어쓴 것이다. 기사 첫 머리에 이 선비의
봄이다. 집 앞 야트막한 둔덕에 핀 벚나무가 바람에 꽃잎을 날려보내고 있다. 반짝거리며 눈으로 들어온다. 아름답다. 벚꽃은 작년에도, 1904년대에도 이러하였다. 그러나 1940년대에는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때에는 사쿠라 꽃에 다른 의미가 붙어 있었다. 국가의 명령에 따라 자신의 몸을 비행기와 함께 적 함선에 내리꽂아 ‘장렬히 산화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대 업적은 온 국민에게 대통령을 우습게 알아도 된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라는 진담같은 농담이 있다.국부(國父) 소리를 들었던 이승만이나 서슬퍼런 박정희, 그에 이은 전두환이나 김영삼, 김대중 모두 가신들을 거느리며 지냈던 것을 생각하면 수긍가는 점이 있다. 요즘 봉하 마을로 내려가서 보여주는 몇몇 사진들, 이를테면 발가락 양말을 신고
나는 책읽기에 관심있는 몇몇 사람과 함께 2008년 1월부터 독서클럽을 시작했다. 3월에는 경남도민일보의 김주완 기자가 쓴 책, ‘토호세력의 뿌리: 마산 현대사를 통해 본 지역사회의 지배구조’를 읽고 토론을 하였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4월에 실시될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을 잘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였다. 그 책은
이명박 정부 내각에서 일할 장관의 재산이나 청와대 수석들의 비리에 관한 더러운 이야기들이 언론을 가득 채웠던 몇 주가 지나갔다. 이들에 대한 비판의 잣대는 ‘도덕성’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주간지 제699호의 관련 기사도 첫 문장이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80학번으로 짐작되는 조선일보 정치부 김창균 차장이 2008년 1월 29일자 칼럼에서 “08학번에 들려주는 80학번의 추억”을 썼다. 나도 80학번인 까닭에 추억을 들려주고 싶다.1970년대 독재자 박정희의 유신체제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라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국민의 기본권마저 무참하게 유린한 체제였다. 법도 아닌 ‘긴급조
요즘 대통령직 인수(引受)위원회인지 국민에게 인내심을 닦게 하는 인수(忍修)위원회인지 때문에 날이면 날마다 시끄럽다. 시끄럽다가 드디어 아주 기발한 발상을 내놓았다. 누구나 알고 있는 영어 교육에 관한 것이다. 많은 분들이 정확한 이야기를 했으니 그것에 대해 한마디 보탤 마음은 없다. 나는 ‘번역과 일본의 근대’(이산)라는 책부터 이야
세종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세종은 흠결 하나 잡을 게 없는 ‘대왕’이었으니 안심이 될 뿐만 아니라 이라는 고전에 바탕을 두고 있으니 이래저래 좋다. 게다가 요즘 방영되는 TV 드라마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우선 ‘세종처럼’(미다스북스)이란 책이 있다. ‘소통과 헌신의
나는 1970년대 후반에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국토지리·인문지리·사회문화·정치경제·국사·세계사 등을 배웠다. 문과학생이었기 때문에 이런 사회과목들을 반드시 배워야 했고 모든 과목의 시험을 치렀던 반면, 물리·생물·화학·지구과학은 배우기는 했으나 한 과목만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