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고, 거리응원전 취재통제, 난시청 문제 등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로 인한 폐해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국이 그리스를 상대로 2대 0이라는 통쾌한 승리를 거둔 지난 12일, 차범근 해설위원과 배성재 캐스터가 경기 후 박지성 선수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현장 오디오 문제로 박 선수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사고가 일어나자 단독중계에 대한 불만이 쏟아진 것이다. SBS는 뒤이어 방송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경기 중에도 해설이 이중으로 겹치는 방송사고로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해야 했다.

SBS가 타 방송사의 거리응원전 취재현장까지 통제했다는 논란도 벌어졌다. 12일 한국-그리스전 서울 강남 코엑스에 마련된 거리응원 현장을 취재하려던 KBS 취재진과 VJ, 블로거 등이 주최측 진행요원들로부터 ‘SBS가 아니면 촬영 할 수 없다’고 제지당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SBS가 월드컵 경기뿐만 아니라 응원전마저 독점하려 한다”는 비난이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뒤덮었다. SBS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통해 진행요원들에게 취재진에게 비표 발급을 안내하고 자유로운 취재를 보장하도록 교육했으나 일부 요원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미숙하게 대응했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지만 비난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로 난시청 지역의 국민들이 소외받고 있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KBS는 14일 심층기사 <월드컵 난시청 440만 가구>에서 SBS 단독중계로 보편적 시청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국대비 92.1%가 SBS 가시청 가구라고 판단했지만 KBS 현장조사 결과 84.9%에 불과해 보편적 시청권의 최소기준인 90%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KBS는 이날 “보편적 시청권은 90% 같은 어떤 수치로 충족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많은 국민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과정에서만 충족되는 것”이라며 “방통위와 국회, 전문가들은 독점중계를 막기 위한 코리아풀 법제화, 공영방송 중계 의무화 등의 법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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