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종 국민일보 부사장이 국민일보를 퇴사하고 언론계에서 은퇴한다. 백 부사장은 차기 게임물등급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 부사장은 20일 국민일보 ‘백화종 칼럼’을 통해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국민일보를 더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백 부사장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정치부 기자 등 오랜 기자생활을 했으며 국민일보 편집국장, 편집인을 역임했다. 아울러 지난해 초 경영권 분쟁 당시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과 함께 노사공동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맡아 활동해왔다.

하지만 국민일보 노조 파업이 60일에 이른 상황에서 백 부사장이 퇴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일보의 한 기자는 “사태가 이렇게 되기까지 부사장이 어떠한 조정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백 부사장은 이날 칼럼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 작별의 큰절을 올려야 할 때”라며 “39년을 천직으로 알고 지켜왔던 신문쟁이 생활을 마감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국민일보를 통하여 그 축복에 축복을 더 하여 주시길 빌며, 독자 여러분이 국민일보가 더 성장 발전하는 데 자양분이 돼주시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백 부사장은 20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도 “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내고 조직의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내가 너무 오래 있었다”며 “후배들도 정년퇴임을 하는 상황에서 나만 남았다는게 부담스러웠고 이제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백 부사장은 “파업 중이라 부담스럽고 조민제 사장도 ‘나가더라도 사태가 정상화 된 뒤에 나갔으면’했지만 내 개인 사정 상 수용하기 어려웠다”며 “파업 상황이 옳다 그르다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지만 (후배들에겐)내부 게시판에 서로 미워하는 사람들에 대해 기도를 해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길이 열릴 것이라고 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상운 노조위원장은 “2010년 하반기부터 빚어진 조용기 목사 일가의 국민일보 분쟁 당시 노사공동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노조위원장은 해고되고 사측 위원장은 사직서를 내고 떠난 상황이 되어 착잡한 마음”이라며 “경영권을 지키겠다고 조민제 사장에 의해 공동위원장으로 나선 두 사람이 이렇게 된 것을 보며 노사공동비대위가 무엇을 위해 존재했는지, 조민제 사장에게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백 부사장은 조용기 목사가 2011년 초 이사 등기 만료에 맞춰 연임을 시키지 말라고 조민제 사장에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비등기 이사로 부사장 역할을 하면서 본인 스스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고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쉬운 것은 백 부사장이 노사 대립 상황을 해결하고자 조금의 노력을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 부사장이 게임물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게임물등급위원장으로 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백 부사장이 정권 관계자들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정권 임기 말 자리를 하나 차지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백 부사장은 “(게임물등급위원장으로)얘기가 오가는 것은 부정하지 않겠다”며 “미리 얘기하는 것이 적절하진 않지만 게임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없더라도 게임물등급위원회를 들여다보니 난제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위원장이라는 것이 전문적 식견보다는 조직의 운영이나 통솔이 중요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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