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로 파업 50일째를 맞은 국민일보 노동조합이 편집국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그동안 회사 안팎에서 집회를 열었지만 내부집회의 경우 로비, 복도 등 한정되어 있었으며 편집국 안으로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일보 노동조합이 한층 공세수위를 높인 것으로, 이는 잇따른 사측의 고소고발에 대한 대응이다.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은 지난 3일, 노조가 조 사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배포한 행위에 대해 11명의 노조원을 무더기 고소했다. 이중에는 노조 간부는 물론 평조합원, 1년차 기자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에 노조가 강경대응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지난 8~9일 경기도에서 워크숍을 열고 지난 50일 간의 파업 평가와 함께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노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투쟁강도를 높이자"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선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사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동참을 촉구하는 침묵시위를 열게 된 것이다.

노조는 복도에서 집회를 연 뒤, 오후 3시 부터 약 20여분 간 편집국에서 마스크를 쓴 채 시위를 벌였으나 사측과의 충돌은 없었다. 조상운 노조위원장은 "유인물 일부 문구를 구실로 조 사장이 11명을 무더기 고소했다"며 "그동안 몇 차례 고소고발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대상을 평조합원까지 확대한 것을 보고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에 책임을 요구하며 조합원들의 분노를 표출할 것"이라며 "조합원 대다수의 의지는 강력하고 적극적인 투쟁으로 모두가 피고소인이 되더라도 흔들림 없이 국민일보를 바로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측은 이것을 '업무방해'로 규정하며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삼규 경영기획실장은 "노조가 일을 하고 있는 편집국에서 시위를 벌인 것은 업무방해의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평조합원에 대한 고소에 대해 "조민제 사장이 집 앞까지 찾아와 이웃주민들에게 까지 악의적 유인물을 나눠준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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