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건축'에 대한 법제처 법령해석을 앞두고 17개 언론사 기자들에게 '공짜' 해외견학을 제공하기도 했던 신세계첼시가 지난 1일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을 개장했다. 언론사들은 5월31일 사전공개 현장모습을 지난 1일자에 담았고, 특히 경제지들은 많은 지면을 이에 할애했다. 대부분 '여주 아울렛'에 대한 '긍정적 평가' 일색이었다.

하지만 오늘자(11일) 신문에는 '여주아울렛'에 대한 상반된 평가가 두 신문에 게재됐다. 한 신문은 "쇼핑하기엔 너무 불편하다"는 평가를 내린 반면, 다른 신문은 "인기 브랜드 매출이 백화점보다 많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제목에 '백화점 킬러?'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세계일보 "여주아울렛 쇼핑하기에 너무 불편해"

개장 열흘을 맞은 '여주 아울렛'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곳은 세계일보. 세계는 14면 <쇼핑하기엔 너무 불편한 '여주아울렛'>에서 "국내 최초의 명품 아웃렛으로 주목받았지만 오픈 열흘을 넘기면서 인근 지역의 교통 체증과 미흡한 상품 구성, 각종 부대시설 부족 등으로 지역민과 쇼핑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면서 "최고의 명품을 값싸게 마련할 기회를 제공, 가족 단위의 쇼핑몰로 자리매김 하겠다던 설립 목적이 무색할 정도"라고 보도했다.

   
  ▲ 세계일보 6월11일자 14면.  
 
세계는 "버버리·구찌 등의 매장에는 작년과 재작년 인기를 끌었던 제품과 디자인은 모두 빠졌다. 해외 명품 아웃렛에 비해 상품 수준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평균 사이즈가 많이 없어 '땡처리' 수준"이라는 한 쇼핑객 말을 전하기도 했다.

세계는 "일관성 없는 매장 운영도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면서 "폴로(15일 이내)와 빈폴·나이키(7일) 등은 일정기간 내에 교환 및 환불이 가능하지만 버버리·구찌·코치·페라가모 등 인기브랜드들은 환불은 물론 교환조차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세계는 이어 "여주아울렛은 가족 단위의 쇼핑몰을 모토로 내걸었다. 하지만 어린이들과 노약자들이 이용할 만한 공간은 전무한 상태"라면서 "군데군데 설치된 벤치만이 이들의 유일한 휴식처일 뿐이다. 특히 식당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높다"고 지적했다.

매일경제 "여주 명품 아울렛은 백화점 킬러?"

   
  ▲ 매일경제 6월11일자 31면.  
 
하지만 같은 날 매경은 세계일보와는 전혀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매경은 31면 <여주 명품 아웃렛은 백화점 킬러?>에서 "명품 빅3로 불리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은 입점하지 않았지만 버버리, 페라가모, 구찌 등 세계 120여 개 명품을 취급하는 여주 아웃렛은 명품을 싼 가격에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연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경은 "오픈 1주일 동안 25여 만명이 다녀갔다. 본사 정책상 매출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예상보다 2배가 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신세계첼시 쪽의 설명을 전하기도 했다.

매경은 세계일보가 지적한 식당에 대한 불만에 대해서도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매경은 "고객이 몰리면서 식당 매출도 쑥쑥 오르고 있다"면서 "한ㆍ중ㆍ일 요리를 취급하는 유니온스퀘어의 주말 점심시간에는 152개 좌석이 꽉 차고 최소한 30분은 기다려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매경은 기사 말미에 '여주아울렛'에 대한 불편을 덧붙여 나름대로(?) '균형'을 잡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매경은 "이처럼 고객이 몰리다 보니 매장 직원들의 불친절이나 시설 부족과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가장 긴 줄을 서는 구찌를 비롯한 일부 명품 브랜드 직원들의 불쾌한 고객응대 태도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고 보도했다.

매경은 "생각만큼 상품가격이 싸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부대시설 미비 등 소비자 편의시설 부족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됐다"고 전했다. 특히 매경은 다른 언론들이 사용하고 있는 '여주아울렛'을 '여주아웃렛'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머니투데이만 주목한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

지난 10일 이랜드와 뉴코아노조원 1000여명이 '하루 파업'에 나섰다. 비정규직 해고문제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지난 9일자 일부 신문들이 단신 정도로 '하루 파업'에 돌입할 거라는 소식은 전했지만 '비정규직 해고'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이나 내용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언론이 보도하지 않았다.

   
  ▲ 머니투데이 6월11일자 1면.  
 
11일자에서 머니투데이를 주목한 것은 이 때문이다. 머니투데이는 대다수 언론의 '침묵' 속에 관련 내용을 1면 머릿기사로 올렸다. 머니투데이는 <이랜드 '비정규직' 홍역>(1면)에서 "10일 이랜드와 뉴코아노조원 1000여명이 '하루 파업'에 나서는 등 비정규직 해고문제로 이랜드그룹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면서 "'법을 준수하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노조가 과잉반응하고 있다'는 회사측 주장과 '비정규직을 아예 없애는 게 차별을 시정하는 것이냐'고 반문하는 노조측이 맞서면서 갈등이 길어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머니투데이는 "사건의 발단은 최근 뉴코아가 계산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200여명에 대해 계약기간 만료와 함께 해고를 통보한 것"이라고 전한 뒤 "이로써 정규직 계산원 800여명과 비정규직 계산원 200여명이 혼재돼 있던 뉴코아는 정규직만 남고 비정규직은 아예 사라지게 됐다. 이를 두고 뉴코아는 '차별시정'이 완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니투데이는 "하지만 노조 측은 비정규직 직원들이 아웃소싱업체로 넘어가 고용불안이 심화됐다고 반발하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차별금지라는 법 취지와 전혀 상반된 결과를 낳았다는 게 노조 측의 항변"이라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는 "더욱이 회사 측이 비정규직 계산원의 아웃소싱으로 인해 오히려 전보다 비용이 더 들어가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경영효율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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