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선택이 출·퇴근 시간을 노동 시간으로 인정하고 점심 시간을 유급화해 ‘9 to 5(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는 방안 등 노동시간 제도개혁 방안을 제안했다.

지난해 12월 창당한 새로운선택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성주 전 서울시 노동전문관(전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장인 해방일지법’이라며 출퇴근시간 노동시간으로 부분산입, 점심시간 유급화, 연차휴가 개인적립제, 월1회 주4일제, 시간주권과 건강권 보호장치 마련 후 연장근무제도 개편 등을 제안했다. ‘직장인 해방일지법’은 출퇴근에 4시간이 걸리는 경기도민의 이야기를 담은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한 장면. 사진=JTBC
▲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한 장면. 사진=JTBC

지난해 통계청 발표를 보면 수도권 직장인 평균 출퇴근 시간은 1시간20분이다. 이미 출퇴근 재해에 대한 산재보상을 실시하고 있기에 출퇴근을 업무와 무관한 시간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대중교통 기준으로 출퇴근시간을 부분적으로 노동시간에 산입하자는 주장이다. 산입한 노동시간에 대해 추가 임금을 교통비로 제공할 수도 있고, 노동시간저축계좌에 적립해 휴가로 활용하거나 출퇴근시간을 유연화하자는 게 새로운 선택의 주장이다. 

‘점심시간 유급화’는 현재 근로기준법에서 4시간 근무 시 30분 주어지는 휴게시간을 단계적으로 유급화해 9시 출근 5시 퇴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과거 주5일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했던 것처럼 이 역시 단계적으로 유급화해 직장인의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차휴가 개인적립제도는 직장을 옮기더라도 일한 기간에 따른 연차를 유지하는 제도다. 지난 2021년 기준 연간 일자리 이동률은 15.5%, 특히 15~29세 청년층 이동률은 20.9%로 전 세대 중 가장 높았다. 대기업이나 공공부문 정규직은 장기근속이 가능하지만 아닐 경우 이직 때마다 연차휴가가 초기화돼 ‘휴가의 차별’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연차휴가를 사업장 단위가 아닌 개인별로 적립하자는 제안이다. 

월1회 주4일제는 국내외 사례가 많다. 프랑스는 법정근로시간을 35시간으로 줄였고 벨기에는 20인 이상 사업장에 주4일제를 의무화했으며 아이슬란드·스페인 등은 주4일제를 실험적으로 도입했다. 국내에서도 세브란스 병원 등에서 주4일제가 생산성 감소가 없으면서 간호사들 이직률이 감소한 사실이 입증됐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선 지원책을 마련해 주4일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새로운선택은 점심시간 유급화, 출퇴근시간 산입, 연차휴가적립제, 월1회 주4일제 등을 한꺼번에 도입하기 어려울 경우 선택적으로 도입해 실노동시간을 줄이고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보호장치가 마련되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연장근로 단위기간 재편을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건강권 보호 장치의 경우, EU(유럽연합) 방식의 근무일간 11시간 연속휴식과 주1회 중단없는 24시간 휴식 보장, 1주 최대 노동시간을 만성 과로 산재 기준 아래로 설정 등이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조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주 최장 69시간 노동 주장에 대해 “‘젊은데 일 좀 더 할 수 있지’라는 낡은 사고가 아직 남아있기에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하며 “일하는 사람의 시간 빈곤을 해결하고 내 삶을 위한 시간 주권을 세우는 것이 이제는 노동시간 정책의 목표가 돼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선택의 이번 제안에 많은 토론이 있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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