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탈원전을 하게 되면 반도체뿐만 아니라 첨단산업을 포기해야 한다”고 한 말을 두고 민주당 지도부에선 “한심하기 짝이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16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주민 원내 수석부대표는 “제가 얼마 전 우리나라 굴지의 반도체 회사 사장하고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점심을 다 먹고 나오는데, 선물을 주시더라. 내심 회사가 생산하는 전자제품이 아닐까 기대했는데, 책이었다”며 “책은 TSMC, 대만 반도체 업체에 대한 책이었는데, 이 책을 왜 선물해 주시느냐고 그랬더니, ‘부러워서요’ 그러더라”고 전했다.

박주민 부대표는 “‘TSMC가 왜 부러운데요?’ 그랬더니,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해서 TSMC도 RE100 선언을 했는데, 재생에너지를 TSMC가 확보하는 데 대만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라며 “특히 그리드망 관련된 부분에 대해 ‘너무 부럽다 자기네들은’,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박주민 부대표는 “KDI 보고서는 재생에너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2040년쯤 돼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30% 넘게 줄어든다고 한다. 이런 부분을 정부가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리고 기업들, 현장에서 땀 흘리는 분들은 정말 재생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개호 정책위 의장도 “사실상 탈원전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획기적인 확대, 보급이야말로 반도체 등 우리의 첨단산업을 지키고 육성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KDI가 이미 발표한 ‘RE100이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이 오는 2040년까지 RE100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에 반도체 수출은 31%가 급감을 한다고 하고, 자동차는 15%, 디스플레이는 무려 40%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개호 의장은 “윤석열 정부는 나 홀로 원전에 올인하면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반도체 등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의 획기적 보급 확대가 필수적인 요소인 만큼,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드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상향 반영해달라”고 촉구했다.

1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도 RE100 문제가 제기됐다. 박정현 최고위원은 “지금 전 세계는 원전 비중을 줄이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리면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탄소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는데, 재생에너지 확충 없이 어떻게 반도체 산업을 살린다는 것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직격했다.

박 최고위원은 “우리 수출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제대로 살리려면 우리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며 “윤 대통령이 원전 확대를 계속 주장한다면,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첨단산업은 재생에너지 사용이 가능한 미국이나 동남아로 공장을 옮길 것이며, 이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한국 경제와 국민들의 삶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윤 대통령이 RE100을 잘 모른다고 우리 산업과 경제를 망칠 수는 없다”며 “윤 대통령은 RE100 학습을 다시 하시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영상은 박주민 부대표가 반도체 회사 사장을 만난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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