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 방사능 측정기를 들고나와 실제로 생선 내부 오염을 측정할 수 없다며 과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방사능 측정기를 사용한 사진을 보여주며 쇼라고 했다. 이에 잠시 국정감사 진행을 맡던 박성중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가 피감 기관장의 반론 기회를 주자 야당 의원들은 항의했다. 이에 박성중 간사는 “기계에 따라 다르다”고 맞서며 고성이 오갔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형배 의원은 방사능 측정기를 들고나와 유국희 원안위 위원장에게 “지난 추석 때 수산물 세트 판매 비중이 원래 작년 이맘때는 7.2%였는데 4.4%로 줄었다. 거의 40%~50%가량 줄었고, 방사능 측정기 구매 현황도 봤다”며 “1차 방류 때 8월 24일 전후로 해서 구입량이 폭증한다. 8월 1일 대비 무려 24배가 넘게 팔리고, 방사능 측정기 검색량을 봤더니 8월에 75배로 폭증했다. 이 사례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시민들 불안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민형배 의원은 “위원장님 저 방사능 측정기 실질적인 효과가 있나? 없나? 시민들이 저거 가지고 측정한다고 해서 측정할 수 있는 게 아니잖나. 표면에 있는 것만 알 수 있지 안에 들어있는 걸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제가 서면 질문을 다 드렸다. 원안위, 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자력통제기술원. 원자력안전재단 4곳에 모두 질문을 드렸는데 답변드리기 어렵다. 해당 없다 답변하셨고, 연구원에서 이렇게 답변한다. ‘일반적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의 경우 음식물, 세슘이나 요오드를 측정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인체 유무 여부 판단의 근거로 삼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맞죠?”라고 물었다.

민 의원은 또 “시민들이 이런 방사능 측정기 구입할 필요 없는 거죠?”라고 물었다. 유국희 위원장은 “표면의 오염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그러자 민형배 의원은 “그런데 저 사진 좀 보시라. 집권 여당의 김기현 대표가 엉뚱한 쇼를 한다. (측정기를 들어 보이며) 지금 이런 걸 가지고 측정한다. 저게 의미가 있습니까?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유국희 위원장이 “실질적으로 방사선량에 따라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라고 하자, 민 의원은 “방사선량에 따라서가 아니라 지금 휴대용 측정기로 측정이 안 되는 거잖나?”라고 반박했다. 유 위원장은 “예, 방사선량이 적다면 효과가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은 “말을 해드려야죠. 여당 대표가 나와서 저렇게 하면 ‘아이고 대표님~’ 정부가 할 일이 뭡니까? ‘아닙니다. 저 측정기 효과가 없어요. 이렇게 말씀을 해주셔야죠’”라고 비꼬았다.

유국희 위원장은 “위원님 측정기가 뭐냐에 대한 것을 확인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민 의원은 “여기 갖고 있는 측정기가 휴대용 측정기다”라고 일축했다. 유 위원장은 “확인을 해보겠다. 어떤 측정기인지는 확인해야 말씀을 드릴 수가 있다”고 재차 김기현 대표가 사용한 측정기를 확인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확인해 봤다니까요. 제가 측정해 봤는데 안 된다. 물도 마시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나 마나 한 일”이라고 말했다.

민형배 의원은 “이게 문제가 뭐냐하면 산업부도 식약처도 환경부, 소방청도 해수부도 모두 연락을 해봤는데 아무 데도 담당이 아니라는 거다.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가 사각지대에 놓이고 자기 마음대로 굴러다니고 있다”며 “빨리 지침을 내려줘야 한다. 지자체들도 지금 제주특별자치도, 부산광역시, 경상북도 다 지금 방사능 측정기 효과 없는 걸 쓰고 있다. 지침 빨리 내려주셔야 한다. 표면에 있는 방사선량은 측정할 수가 있는데 내부 측정이 불가능하고 그래서 핵종 구분도 불가능한 걸 지자체까지 수천만 원 들여서 구입하고 있다”고 대응을 촉구했다.

이렇게 김기현 대표까지 거론되자 장제원 위원장 대신 임시로 위원장석에서 국정감사 진행을 맡은 박성중 여당 간사가 다음 의원 질의 대신 유국희 위원장에게 반론 기회를 줬다.

박성중 간사는 “유국희 위원장님, 측정기가 전혀 효과도 없고 그런 걸 측정한다고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러면 측정기 파는 회사는 사기 쳤다는 건가? 거기에 대해 확실한 걸 이야기 해주시라”라고 반론 기회를 줬다.

유국희 위원장은 “측정기가 어떤 걸 어떻게 측정하느냐의 용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표면의 오염 여부를 확인하려고 하는 측정기가 있고, 시료를 분석해서 거기에서 얼마만큼의 핵물질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측정기들이 있다”며 “그래서 어떤 측정기를 사서 어떤 용도로 쓰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이 왜 이렇게 진행하느냐며 항의를 쏟아냈다. 박성중 간사는 “뭘 진행을 이렇게 해요? 측정기에 대해서 불확정하게 이야기하니까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거죠”라며 맞받았다.

그러자 야당 쪽에서 “쇼를 할거면 제대로 하던지”라고 고성이 나오자 박성중 간사도 “무슨 쇼를 해...기계에 따라 다른 거지”라며 다음 질의를 이어가려 했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박성중 간사는 “그러면 500만원 이상 되는 측정기인데, 아무 효과도 없는 쓰레기 기계를 파는 건가? 그건 아니잖나. 그런 관점에서 답변 해명의 기회를 준 것”이라며 “기계가 어떻게 하나도 효과가 없다고 그렇게 단정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결국 박성중 간사를 국정감사 정회를 선포했다.

영상엔 더 생생한 민형배 의원과 유국희 위원장의 질의응답 과정, 박성중 간사와 민주당 의원들 사이 오간 고성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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