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과 열린공감TV 등의 김건희씨에 대한 ‘성상납’ ‘쥴리’ 등 여성혐오성 의혹 제기에 “검증이 아니라 여성을 정치 선동 도구로 전락시킨 것”이라며 “검증을 가장한 차별 콘텐츠 제작을 중단하고 공론장에서 퇴장하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 성평등위는 4일 “여성의 정치적 도구화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최근 김용민 이사장이 올렸던 페이스북 글을 두고 “김 이사장이 ‘의심’과 ‘의혹’이라며 선정적이고 퇴폐적인 막말을 일삼은 지는 오래”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이사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은 검사로 있으면서 수사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건희로부터 성상납을 받은 점이 강력히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성평등위는 “김 이사장이 글을 삭제하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이재명 후보에게 아무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은 오직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후보의 이익을 위해 상대 후보 진영을 공격할 수단으로 여성혐오와 언어폭력을 동원한 것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글이 게시된 뒤 조선일보와 헤럴드경제, TV조선, 중앙일보 등을 시작으로 언론은 130여건에 달하는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여야에서 비판이 쏟아지자 김 이사장은 “대선까지 묵언하겠다”고 했다.

▲현재 삭제된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페이스북
▲현재 삭제된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페이스북

언론노조 성평등위는 “작년 민주당과 국민의힘 경선 과정부터 시작된 후보 배우자에 대한 의혹 제기는 ‘검증’이 아닌 여성을 정치적 선전과 선동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강조했다. “김씨가 유흥업소 종사자였다는 의혹, 법조계 인사와의 동거설, 건설사 회장과의 관계, 심지어 무속에 대한 믿음까지 오직 검증되지 않은 질 낮은 정보들만으로 하루가 다르게 픽션이 난무한다”는 것. 

언론노조 성평등위는 열린공감TV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김건희씨의 과거 직업에 대해 문제 삼는 일방 주장을 확산해온 데에도 강하게 비판했다. 성평등위는 “가설로 점철된 조악한 주장에 ‘특집’으로 제목 붙이고 청중을 모아 ‘토크쇼’ 형식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열린공감TV, 동 시간대 청취율 1위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김건희씨의 과거에 대해 의심스러운 ‘목격자’들의 의문스러운 주장을 검증 없이 연이어 내보내며 여성비하에 열을 올리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또한 김용민 이사장의 김용민TV와 얼마나 다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김용민, 김어준, 정천수 등 소위 인터넷 ‘인플루언서’들이 앞장선 이러한 성차별은 수십·수백만 구독자와 이용자 앞에서 벌이는 정치적 공연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일부 지상파 방송, 종편, 보도전문채널, 신문과 인터넷 매체 또한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여성의 정치적 도구화에서 얼마나 자유로운지 묻는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성평등위는 “대통령 후보 배우자에 대한 검증은 분명히 필요하다. 배우자의 권력과 위계를 이용해 저지른 비리는 검증의 대상”이라고 밝히면서도 “이 검증 기준이 대통령의 부인, 영부인, 퍼스트레이디 등 남성에 종속된 여성의 자격을 따지는 것이라면 우리는 단호히 반대한다. 저속한 언어와 몸짓으로 (여성을) 오직 대선 승리를 위한 도구와 소재로 소비하는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열린공감TV를 비롯해 여성을 정치적 도구로 소비하는 매체와 인플루언서들에게 분명히 밝힌다”며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지금이라도 검증을 가장해 대선 후보 배우자를 성차별 소재로 삼는 모든 콘텐츠의 제작을 중지하라”고 밝혔다. 또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보여준 선동과 차별 조장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론장에서 퇴장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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