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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4로 합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반대의견은 
5대4로 합헌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반대의견은 
헌법재판소 25일 결정…“재판관 다수, 표현의 자유 진정한 의미 몰각”
미투 운동 등 각종 사회 부조리 고발 활동 위축 불가피 “공은 국회로”

헌법재판소가 25일 헌법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1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 다수의견은 형법 제307조 제1항에 대해 △사회적으로 명예가 중시되나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는 더 커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특수성,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입법례와 달리 우리나라의 민사적 구제방법만으로는 형벌과 같은 예방이나 위하효과를 확보하기 어려워, 입법목적을 동일하게 달성하면서도 덜 침익적인 수단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법 제310조(위법성 조각사유)가 공인과 국가기관에 대한 비판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어 표현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본 조항이 위헌으로 결정되면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이 침해될 수 있는 점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민·형사상 절차 대신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가해자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가해자의 책임에 부합하지 않는 사적 제재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점 △개인의 약점과 허물을 공연히 적시하는 것은 민주적 의사 형성에 기여한다는 표현의 자유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 ⓒ헌법재판소

이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위헌소원 및 폐지 운동을 진행해온 사단법인 오픈넷은 25일 입장을 내고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미투 운동 등 각종 사회 부조리 고발 활동을 위축시키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현실을 도외시한 헌재의 이번 결정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오픈넷은 인터넷의 자유, 개방, 공유를 위한 전문가집단이다. 

오픈넷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없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유지돼야 한다는 부분은 헌재가 징벌적 손해배상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경우뿐만 아니라 ‘진실’을 말한 경우에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다면 민사 손해배상의 대원칙을 넘어선 ‘징벌적’인 배상이 필요한 대상으로 전제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명예 보호에만 치우친 판단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헌재 다수의견은 사생활의 비밀과 전혀 관련 없는 사실을 고발한 경우에도 본 조항으로 처벌해 과도하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현실을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사람이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법적’ 처단을 받는 것과 ‘사회적’ 평가를 받는 것은 별개의 책임 영역이며 성희롱 등 법적 처단의 대상이 아니지만 비판받아 마땅한 부조리한 행위도 사회에 무수히 존재하고, 복잡한 사법 시스템을 활용할 여력이 없는 서민 피해자들도 많다”고 반박하며 “타인의 잘못된 행위를 알리는 표현 활동은 사회구성원들이 공론장에서 좋은 사회적 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각자의 행동을 반성하고 교정하도록 만든다”며 헌법 재판관 다수가 “표현의 자유의 진정한 의미를 몰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한편 형법상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4인의 헌법재판관은 반대의견서에서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법질서에 의해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행위로 보기 어렵고,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 손상되는 것은 잘못되거나 과장된 사실에 기초한 허명에 불과해 형사 처벌이 정당화될 정도의 반(反)가치성이 없는 점 △향후 재판절차에서 형법 제310조로 공익적 목적이 인정돼 무죄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본 조항의 존재 및 공익성 입증의 불확실성으로 표현행위에 대한 위축 효과를 막을 수 없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진실한 사실을 토대로 토론과 숙의를 통해 공동체가 자유롭게 의사와 여론을 형성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며 △진실한 사실이 가려진 채 형성된 허위·과장된 명예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축 효과를 야기하면서까지 보호해야 할 법익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오픈넷은 이를 두고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에서 공통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것은 해당 조항을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진실한 사실이더라도 개인이 숨기고 싶은 병력·성적 지향·가정사 등 사생활의 비밀을 공개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필요성”이라고 설명했다. 오픈넷은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국회가 헌재의 위헌 의견과 국제사회 권고를 반영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고 공익적 목적 없이 타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사실을 공개한 경우에만 처벌하는 보완 입법을 통해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폐해를 시정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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