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MBC 간부가 반사회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게시글을 사내 게시판에 퍼나른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공영방송 언론인이 검증되지 않은 일베 주장에 찬동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MBC 대표 토론 프로그램 ‘100분토론’ 진행자로 나선다니 MBC가 어디까지 추락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MBC 안팎에서 ‘일베 부장’이라는 별칭이 붙은 박상후 부장의 승승장구는 언제까지일까.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많이 무뎌졌다. 제3노조 ‘MBC노동조합’ 위원장인 김세의 MBC 기자가 극우·친박 집회에서 “우리 노조가 굳건히 버티면서 특정 정치 세력이 MBC 뉴스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견제할 수 있다”며 포효하고 환호를 받는 모습에선 측은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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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상황이라고 나을까. 이제원 KBS 1라디오 국장은 박근혜 탄핵 직후인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을 ‘20대 국회’, ‘헌법재판소’라고 쓰인 근조 리본으로 교체했다.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과거 그가 공유한 ‘5·18 북한군 침투설’ 따위의 글들을 보고 있자면 부아가 치밀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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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이 과잉 대표되고 있다. 친박 단체들은 ‘애국’과 ‘보수’를 참칭하고 있다. 박근혜를 지키는 것이 애국이고 참보수라고 말한다. 일부 공영방송 언론인들은 자신이 극단에 서있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문제는 일부 극단의 언론인들이 권력을 쥐고 있다는 점이다. 공영방송에서 부패한 권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는다. 제도만 개선된다고 언론 개혁은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