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행 출입기자들, 또 제주도 공짜 출장 논란
전북은행 출입기자들, 또 제주도 공짜 출장 논란
작년 이어 올해도 2박3일 팸투어… “비판 보도 막으려는 관행” 논란에 “다른 지역도 있는 일”

전북은행 출입기자 가운데 일부가 전북은행이 지원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전북은행은 관행적으로 출입기자들에게 공짜 연수를 제공하는 대가로 비판적인 기사를 막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 전북은행 출입기자들은 지난해에도 전북은행이 제공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지방지의 경우 처우가 열악하다는 이유로 출입처가 제공하는 혜택을 무비판적으로 받아왔다는 점에서 취재윤리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3일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전북은행 관계자와 출입기자 10여 명은 ‘전북지역 언론관계자 제주관광 현장탐사’라는 명목으로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서 운영하는 ‘제주도황금버스시티투어’ 등을 체험했다. 

제주도황금버스시티투어는 제주도 내 관광지를 버스를 타고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이들은 제주도 산굼부리, 민속마을 등을 방문하고 승마체험, 향토음식체험 등 관광체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북민언련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출입기자들의 제주도 팸투어(Familiaration Tour·외유성 출장) 비용 중 비행기 값과 숙박비 등도 일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행의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한 이러한 팸투어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행해졌으며, 관행적으로 은행 측이 기자들에게 비용 대부분을 지원하는 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전북민언련 관계자는 지난 23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지상파 방송과 통신사를 제외한 일부 지역신문 출입기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안다”며 “전북은행이 지불한 정확한 비용은 전북은행 측에서 일체 입을 떼지 않아 알 수 없지만 비행기 값과 숙박비, 식사비를 고려하면 1인당 최소 30만 원 이상 지원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민언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출입처에 대한 공적 감시를 위해 마련된 출입처 제도가 오히려 해당 기관과 출입기자들 사이의 유착의 고리로 작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라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비판에도 또다시 일부 기자들이 출입처가 제공하는 선심성 팸투어에 참여했다는 점이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이어 “부적절한 기자 관리에 나서는 전북은행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출입처가 제공하는 공짜관광에 따라나선 일부 기자들의 행태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최소한의 양심과 자존감마저 포기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게다가 일부 기자들이 ‘광주은행 인수에 성공도 했으니 해외연수를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문을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북은행은 지난해 10월에도 13개 언론사 소속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제주도 팸투어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골프와 낚시, 술자리 등이 있었다는 것이 전북민언련 측의 주장이다. 지난 3월 전북민언련은 이와 관련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합병 및 은행장 선임을 앞두고, 내부 반발과 JB지주 로고 변경에 따른 전북 홀대 등 비판 보도를 막으려 한 것은 아닌지 의심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 전북은행 TV광고 화면 갈무리. 사진=전북은행 홈페이지
 

이번에 진행된 팸투어의 경우 제주 관광지 현장답사라는 명목으로 진행됐다. 전북은행 측은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광주홍보사무소를 통해 이번 제주도 팸투어 일정 전반을 기획했다. 이 사무소는 제주도 내 관광지나 행사 등을 광주 및 전라 지역 언론인이나 여행업계, 항공사 등에 소개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사무소 측은 “이달 초 팸투어는 전북은행 출입기자단이 제주 관광지 안내 요청을 해서 문화해설사나 관광지 소개 등을 도와줬던 것”이라며 “우린 숙박업소나 관광지 등 관광지 정보를 제공했고 실제로 결제를 진행하는 등의 결정은 전북은행 측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어 우리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북민언련의 문제제기에 대해 전북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24일 “나는 홍보팀 직원일 뿐이니 출입기자 간사에게 문의하라”며 답변을 피했다. 출입기자단 간사인 송부성 전주매일 기자 역시 같은 날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나중에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고 지금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팸투어에 참가했던 새만금일보 안아무개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다른 지역도 이런 일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우리처럼 힘없는 지방지 기자들에게만 뭐라 할 문제가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는 전북은행 측에서 지원했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제주도의 풍경이 담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전북민언련 관계자는 “지방지 기자들은 특히 낮은 처우 때문에 출입처에서 지원해 주는 관광이나 혜택들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전북은행에서 지원하는 이런 식의 연수는 매년 관행처럼 진행돼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연수를 지원하고 출입기자들의 비판적인 기사를 막으려는 식의 이런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제주도 연수는 출입기자단 요청 의한 것이고 언론사의 비판기사 막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편집자 주. 전북은행의 반론을 추가하고 일부 양쪽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을 수정 보완했습니다. 9월25일 오후 10시34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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