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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편집국장 '박근혜 비판' 보도, 징계 무효"
"부산일보 편집국장 '박근혜 비판' 보도, 징계 무효"
법원 "이정호 국장 대기발령 효력 없어"…정수재단 사회환원 시위 '탄력'

재단법인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촉구하며 박근혜 새누리당(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하는 기사를 실은 부산일보 편집국장에 대한 회사의 징계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방법원 제14민사부(부장판사 박효관)는 대기발령 중인 이정호 편집국장이 부산일보(사장 이명관)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보전가처분’ 소송에서 “대기처분 무효확인 청구사건의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편집국장의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며 10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사측이 편집국장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은 기각했다.

법원은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신청인(편집국장)이 주장하는 다른 절차상 하자 및 실체상 하자의 유무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위 징계처분은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작년 11월30일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이 편집국장은 약 70일 만에 징계 무효 판결을 받았다.

앞서, 이정호 국장은 노조가 작년 11월17일 부산일보의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자, 관련 기사를 게재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김종렬 전 사장은 관련 기사의 누락·수정·연기 등을 요구했으나 이 국장은 거부했고 예정대로 18일자 1면에 기사를 게재했다.

<부산일보 노조, 정수재단 사회환원 촉구> 제목으로 실린 이 기사에는 “집권여당의 유력 대선주장인 박근혜 의원은 말로만 정수재단을 사회에 환원했다면서 자신을 보좌하던 비서관을 이사장으로 앉히고 소유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재단과의 관계 재설정을 요구하는 노조에 부산일보 사장이 징계 등 초강수를 들고 나오는 것은 대선을 앞둔 사전정지 작업”이라는 노조의 입장이 담겨 있었다.

이후 사측은 11월30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상사 명령복종 의무 위반’, ‘정당한 업무지시 거부·불이행’, ‘회사 명예 훼손’ 등의 이유로 이 국장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를 결정했고, 편집국장 징계·노조위원장 해고를 담은 같은 날 1면 머리기사를 문제 삼아 당일 신문 발행을 중단시켰다. 사측 결정으로 신문 발행을 중단한 것은 1946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에 대해 편집국, 노조는 이를 부당한 징계라고 반발해 오고 있고 현재까지 이 국장은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상황에서 편집국장 역할을 해 왔다.

이에 대해 법원은 “근로자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징계규정의 개정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개정 전의 정족수 규정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징계처분 당시 징계위원회에 징계위원장을 포함하여 7명의 구성원 중 4명이 참석하여 3분의 2 이상의 출석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 처분은 의사 정종수를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했다. 

사측이 작년 8월에 징계 규정을 노조 동의 없이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과 출석위원 3분의 2 찬성’ 규정을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해 이번 징계해 적용한 것을 두고, 법원이“이번 징계 처분은 징계위원회의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라는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부산일보 이정호 편집국장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국장은 10일 기자와 만나 “사측이 징계라는 억압적인 것으로 일련의 조치를 취한 것이 전부 다 억지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드러났다”며 “회사와 재단은 이번 가처분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제라도 사원들이 원하는 것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도 이번 판결에 대해 “사측이 절차를 어기면서까지 무리를 한 것이 드러난 것으로 불법을 감수하면서까지 징계를 한 것에 법원이 첫 번째로 브레이크를 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호진 전국언론노동조합 지부장은 “이번 판결로 정수장학회 개혁을 촉구하는 보도에 대한 사측의 편집권 침해를 방어할 수 있는 논리가 생겼고, 이번 싸움을 하는 노조도 힘을 얻게  됐다”며 “그럼에도 사측이 이행강제금까지 물면서 대법원 판결까지 편집국장의 복직 조치를 안 한다면 조합원들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사측의 전향적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나 편집국장에 대한 조속한 복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조선 총무국장은 기자와 만나 “회사는 이의 신청 및 청구, 본안소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이번 판결에 대한 사측 입장을 밝혔다.

조선 국장은 “편집국장이 일방적인 노조의 주장만을 담은 기사를 실었고, 사장과 간부들이 반론을 실어달라고 했는데 이를 거절당했다”며 “발행인의 지시를 거부한 편집국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일보는 편집권 침해는 별로 없고 전국에서 편집권 독립이 절대적으로 유지되는 회사”라며 “노조가 주장하는 재단의 사회적 환원에 대해 회사에서는 말할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애초 이명관 사장은 기자와 인터뷰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후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뒤 총무국장을 통해 사측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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