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참여당·민주당 단일화 경기도지사 후보가 북한 어뢰의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됐다는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방향에 대해 '북한이 한거라고 정부가 발표하면 모두 따르고 믿어야 하고, 이의를 제기하면 친북 빨갱이라고 (하는 것은) 독재논리이자 공포정치"라며 "정부가 이런 논리를 쓰려는 의혹이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유 후보는 17일 아침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천안함 사태를 사실상 북의 소행으로 보고 국방부가 성명을 준비하고, 외교통상부는 일본외상에 이런 얘기를 하는 흐름에 대해 "북한이 워낙에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일반적인 국가운영의 상식가지고는 해석이 잘 안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럴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유속이 빠르고 잠수부들의 시계가 30cm밖에 안되고 수심이 십여미터밖에 안되며, 한미합동훈련이 이뤄지고 있고 미군정찰기가 위에 돌고 있고 인공위성이 감시하는 백령도 1마일 남단에서 그렇게 소리조차 안 내고 북한이 타격을 하고 갔다, 이런 얘기 아닙니까? '북이 한거다' 이렇게 정부가 발표하면 모두가 믿어야 하고 따라야 하고 그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면 무슨 좌익 빨갱이고 친북이다, 이런 식의 독재정권 논리 공포정치 이런 것들을 갖다 쓸려고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의혹도 있습니다."

유 후보는 20일 예정된 민군합동조사단의 발표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사실에 의거해 대처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들을 속이고 협박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이것을 통제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우기가 어렵다"며 "그러나 그런 식으로 해서 속일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주장했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민주당 단일화 경기도지사 후보. ⓒ연합뉴스  
 
유 후보는 "정부에서 북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려면 국민들이 볼 때 그럴 수 있겠네라는 그런 근거를 단 하나라도 밝히지 않고 국제사회 이걸 들고 나가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유 후보는 또 지난 11일 자신이 '천안함 어뢰격침은 억측과 소설'이라고 밝힌 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천안함이 어뢰에 의한 침몰로 밝혀진다면 유시민 후보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나오는 정보와 국방부의 말도 들어봤지만 '맞어 어뢰로 공격당해서 동강 난것 같다'고 판단할 수 있는 사실적인 근거를 못 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만약 북한이 개입되어서 배가 두동강이 나서 우리 50여명 가까운 군인들이 죽는 비극이 일어났다면 이것은 군 지휘관과 현 정권, 정몽준 대표를 포함해 군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져야될 문제"라고 밝혔다.

유 후보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고, 세상을 거꾸로 보는 게 습관이 돼서 그렇다는 주장에 대해 유 후보는 "저도 33개월 육군 병장 만기제대한 군 출신인데, 군은 보고가 생명"이라며 "배가 침몰하는 사건이 났는데 해군 사령부나 국방부 합참의장 쪽의 지휘라인이 무시되고 청와대로 바로 보고가 가서 무슨 내용을 보고 받아서 어떤 조사를 청와대가 지시했는지 조차 못 밝히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며, 정권이 안보 무능과 무기력함이 드러난 사태에 대해서 부끄러워 해야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좌파부활세력, 친노부활세력 심판이라는 한나라당 주장에 대해 유 후보는 "노무현 정권은 이미 한나라당이 지난 지방선거,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에서 합승을 거두는 등 세차례 선거 통해 심판하지 않았느냐"며 "집권해서 3년차 임기 절반을 돌고 있는데 아직도 2∼3년 전에 끝난 정권을 심판하자고 얘기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대략 난감하다"고 풍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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