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재명 대표의 법인카드 과일 1000만원 어치 결제 의혹을 거론하며 반론 기회를 드린다며 조롱성 객관식을 제시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과일 발언에 명품백으로 응수했다.

15일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에서 한동훈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제가 계속 질문을 하고 있는데, 질문에 답이 없으니까 또 물어보겠다. 이번에는 객관식으로 물어보겠다”며 “배소현씨나 김혜경 여사나 이재명 대표에 대해 과일 1000만 원어치 사 먹고 일제 샴푸 쓰고 제사상 대신 차려주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에 대해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한동훈 위원장은 “상당 부분 사실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고 본인들이 반론도 못 하고 있지 않나? 제가 반론의 기회를 드리고자 객관식으로 물어보려고 한다”며 “1번. 나 안 먹었다. 사실은 과일을 안 좋아한다. 내가 과일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해서 진짜 좋아하는 줄 알았냐”라고 조롱성 반론 문항을 제시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2번. 내가 과일 먹고 일제 샴푸 쓰고 내 제사상 대신 차리게 한 거 맞지만, 뭐 다 이러고 사는 거 아니냐. 나 정도 되는 사람이면 이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3번. 사실은 과일도 다 정진상, 김용, 유동규가 먹은 거다. 4번. 내가 먹긴 했지만 나는 내 돈으로 산 줄 알았다”라고 문항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근데 이 4번은 빼겠다. 제가 생각해도 액수가 이렇게 크고 이렇게 장기간 이어지고 수발 전담하는 공무원만 여러 명이 있었는데 이 보기를 넣으면 제가 드리는 문제의 수준이 떨어질 것 같다”고 재차 조롱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답을 주시기 바란다. 객관식이니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표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중형을 선고받고 있다. 이제는 답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보니까 기자님들하고 간담회 비슷한 거라든가 식사도 하시는 것 같던데 기자님들께서 이런 질문을 해 주시기를 저는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입장으로 응수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 한동훈 위원장이 과일 먹은 사람이 과일에 답변을 해야 된다는데 맞다. 정말 요즘 좋은 얘기 자주 하셔서”라며 “명품백을 받은 분이 명품백에 대한 입장을 밝히셔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동훈 위원장이 명품백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국민의힘 당직자들이 명품백 받지 않았으니까 명품백 받으신 분이 직접 해명하고 사과도 하고 필요하면 검찰 수사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전날 민주당은 최고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한동훈 위원장의 발언이 극단적이라며 경고한 바 있다.

14일 최고위 직후 백브리핑에서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비공개 회의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관련된 얘기가 좀 나왔다”며 “지금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언어가 상당히 혐오 언어, 극단적인 언어가 나오고 있는데, 특히 이재명 당대표 그리고 야권 인사에 대해 원색적인 막말과 조롱을 통해 혐오 정치를 조장하고 분란을 유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런 언어를 쓰는 역대 여당의 당대표가 있었나? 보통 품격 있는 언어를 썼었다”며 “이런 당대표의 모습을 보고 너무 허세부리는 모습이 아니냐.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관련해서 휴대전화 비밀번호는 공개하지 않았던 그런 모습, 그런 얘기부터 자기가 당당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했다.

영상은 과일 관련 홍익표 원내대표, 한동훈 위원장 발언, 박성준 대변인 백브리핑으로 도입부가 구성됐다. 이어 한동훈 위원장의 과일 조롱성 객관식 문항 전체 발언이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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