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을 찾아 국민의힘 지도부와 함께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을 나르는 봉사활동을 했다. ⓒ국민의힘
▲ 한동훈 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을 찾아 국민의힘 지도부와 함께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을 나르는 봉사활동을 했다. ⓒ국민의힘

지난 주말 설 연휴 중 여야가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던 ‘한동훈 얼굴 연탄 검댕’ 논란과 관련 여권 인사가 기존 갈등 프레임에서 벗어나 다른 결의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13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회의에서 ‘한동훈 얼굴 연탄 검댕’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 명절 연휴에 민주당에서는 우리 당의 연탄 봉사에 대해 당시 현장 상황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연탄 정치쇼니 연탄화장이라는 자극적인 말로 사실을 왜곡하고 선동했다”며 “책임 있는 정치인이 방송에서 우리 당 비대위원장께 욕설을 하는 일도 있었다. 아무리 선거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정치오염 행위들”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한동훈 위원장은 “그런 식으로 트집 잡기에 나설 게 아니라 정치개혁과 민생으로 경쟁하자는 말씀드린다. 봉사로 경쟁하자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검댕 논란의 본질은 선거철만 되면 이미지를 위해 보여주기식 행사를 하고, 정작 가난을 해결하는데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 있다. 한 위원장과 윤 원내대표 발언은 검댕 논란을 반대 세력의 공세나 흠집내기로 규정해 맞대응하면서 기존 갈등의 프레임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공방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장서정 비상대책위원은 결이 다른 의견을 내놨다. 장 위원은 “제가 생각하는 정치인은 나의 환경이나 경험이 아닌 전혀 다른 환경과 경험을 고려해서 갈등을 해소하고 균형을 맞춰가며 결국엔 문제의 본질을 해결해 내는 것 그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장 위원은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날카로운 논쟁을 건강하고 성숙하게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 문화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치 기사를 보면 그리고 거기에 따르는 논쟁들을 보면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낀다. 이 불편함과 피로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의 정치 문화의 수준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위원은 국민의힘의 연탄 봉사 활동을 언급했다. 장 위원은 “국민의힘은 얼마 전에 연탄 7만1000장을 기부했다. 저는 그 행사를 통해서, 그 봉사를 통해서 실상을 알아보게 됐다”며 “약 15만 가구 이상이 연탄으로 겨울을 나고 있고, 10만 가구가 겨울철 연탄비 걱정을 하면서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위원은 “저는 이런 봉사 자체가 단순히 상투적인 행사가 아닌 이런 연탄으로 난방을 지내는 가구들에 대한 시각들 그리고 관점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순작용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위원은 선거철 연탄 나르기와 같은 봉사활동을 정치인의 역할로 보면 본질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장 위원은 “이때가 마침 선거철이기 때문에 상투적인 행동으로 당연히 비춰질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실제로 정치인의 역할이 연탄으로 난방을 하는 주택을 개선하고 그런 정책을 마련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본질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탄을 나르는 행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비판이나 아쉬움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하지만 정말 실망스러운 것은 이 본질과 무관한 얼굴에 묻은 연탄자국 논쟁이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논쟁에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낀다”고 했다. 장 위원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현재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이 빠르게 진행된 것과 비교되게 이런 노후된 주택들은 그 심각성에도 수익성에 따라서 개발이 진행되지 않고 법령이 마련되지 않는 이런 현실들, 이런 것들을 비판해야지 적어도 아이들 싸움 같은 이런 피로감은 느끼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장 위원의 의견은 야권을 향하고 있지만 여야 정치인 모두에 해당되는 지적이기도 하다. 장 위원은 유·아동 돌봄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력이 있으며 국민의힘의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마련에 참여했고,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에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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