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창당을 선언하자 부정적인 목소리들이 나온다. 자녀 입시비리와 직권남용 혐의로 2심 판결에서 실형을 선고받고도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느냐는 논란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우수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자녀입시비리 최강욱 인턴활동 확인서 위조 및 행사, 조민의 장학금 금품수수 관련 청탁금지법, 유재수 감찰 무마 관련 특별감찰반 관계자들에 대한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에 대해 징역 2년,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조 전 장관은 항소심 선고후 발언에서 “겸허히 받아들이겠으나 사실관계 파악과 법리 적용에 동의할 수 없어 상고하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며 “2019년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5년의 시간은, 저와 가족들에게 ‘무간지옥’(無間地獄)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여러 차례 국민들께 사과드렸지만, 다시 한번 사과 말씀 올리고 싶다”며 “국민들께 부족하고 실망스러운 모습이 보인데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계속 자성하고 성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조 전 장관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걸어가겠다”며 “검찰개혁을 추진하다가 무수히 찔리고 베였지만, 그만두지 않고 검찰독재의 횡포를 막는 일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리고 조 전 장관은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정치 전면에 뛰어들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신당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신당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두고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CBS 라디오 ‘시사의 창’과 전화연결에서 “본인이 판단할 일이다. 2심에 유죄가 나오셨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보실지 그건 잘 모르겠다”며 “기왕에 하신다니 잘되길 바라지만 조금 민주당에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 공동대표는 “국민들이 한번은 판단해주셔야 할 일”이라며 “조국 장관이 저지른 잘못에 비해 혹독한 수사를 받고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태섭 개혁신당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찰개혁을 망친 주범 격인 사람이 검찰개혁을 내세우며 창당을 선언하는 것은 적반하장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금 위원은 “대한민국 역사상 검찰 특수부가 가장 최대 규모가 된 것은 문재인 정부 초기, 조국 민정수석 시절이며…검찰 주요 포스트에 윤석열, 윤대진, 한동훈 등 특수통들이 전진 배치된 것도 전례가 없다”며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본인 입으로, ‘검찰의 특수수사는 잘 하고 있으니 유지한다’고 말씀하신 분이 어쩌면 이렇게 180도로 입장을 바꿀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금 위원은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를 ‘검찰 정권’이라고 부르는데, 그런 정부가 들어서는데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 누군지 한번 생각해 보라”고 촉구했다.

김온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조국 전 장관은 이미 총선 출마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2심에서도 이어진 유죄 판결에도 조금의 반성도 없이 ‘비사법적 명예회복’이라는 뻔뻔한 내로남불을 내세우며 총선에 뛰어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상근부대변인은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 언급은 정치적 신뢰와 민의를 왜곡하는 행위로 자신만을 위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법과 원칙을 명백히 무시한 것”이라며 “국민 앞에 먼저 반성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권 심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조국 신당과 선거연합을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 같은 기류와 달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현실 정치 참여 선언의 결단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그동안 온갖 고초를 잘 견뎌왔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어떤 모양으로 같이 할지는 모르겠으나 정권심판의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나자.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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