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조선일보 3면.
▲22일 조선일보 3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관계가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 대처와 관련한 입장 차이로 어긋나고 있다. 지난 18일 한동훈 위원장이 “기본적으로 함정 몰카”라면서도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자 대통령실과 친윤계 의원들이 한 위원장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 21일 오후 쿠키뉴스는 <[단독] 윤 대통령, 한 비대위원장 줄세우기 공천 행태에 기대·지지 철회> 기사에서 “한 비대위원장이 공천 심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김경율 공천 잡음’에 휘말리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도 낙하산 공천이라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과 밀접한 여권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공정한 공천혁명, 공정한 선거혁명, 공정한 정치혁명을 기대했던 한 비대위원장에게 지지를 보냈던 윤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큰 실망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채널A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지난 21일 채널A 메인뉴스 화면 갈무리.

방송사 저녁 뉴스에서도 관련 기사들이 나왔다. 지난 21일 저녁 채널A 메인뉴스 ‘뉴스A’는 <[단독] 여권 주류, 한동훈 사퇴 요구> 기사에서 “오늘 여권 주류 인사들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사실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권 관계자는 채널A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정치적 결별이 아닌 인간적 결별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본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어지는 <[단독] 사퇴 거부… “할 일 하겠다”> 기사에서 “사퇴 요구를 받은 이후 주변에 ‘당 대표로서 총선 승리를 위해 할 일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SBS ‘8뉴스’는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채널A에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전달받았다. 이 비서실장은 한 위원장에게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의혹에 대한 대응에 섭섭함을 전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22일 아침 신문들은 모두 1면에 이 소식을 보도했다.

▲22일 아침 신문들 1면.
▲22일 아침 신문들 1면.

조선 “보통 문제 아냐” 중앙 “회복 불능 사태 맞을 수 있어”

조선일보는 3면 <대통령실 “韓이 불공정 공천”… 당내 “실제 원인은 명품백 문제”> 기사에서 “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의 갈등이 표면적으로는 공천 문제로 촉발됐지만, 실제로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의혹 대응 문제에서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많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날 한 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공천 문제보다는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22일 조선일보 3면.
▲22일 조선일보 3면.

21일 저녁 이관섭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수뇌부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아 윤 대통령과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했다. 한 여당 의원은 조선일보에 “한 위원장까지 사퇴할 경우 당은 회복 불능 상태로 갈 것이다. 추가적 갈등이 터지기 전에 대통령실에 명품백 문제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정리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최악으로 가는 김 여사 문제, 국민 앞에 도리인가> 사설에서 “한 위원장이 이런 말을 한 것을 보면 윤 대통령과의 사이에 뭔가 사정이 있었던 건 분명한 것 같다. 만약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실제로 사퇴를 요구하고, 한 위원장이 이를 거부한 것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고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지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줄 알았는데 일이 최악의 방향으로 번지는 듯하다. 만약 한 위원장이 물러나면 윤 대통령 취임 후 2년도 안 돼 이준석, 김기현 전 대표에 이어 세 번째로 여당 대표가 사퇴하는 사태가 생긴다”며 “안보 경제 위기 속에 집권당의 이런 초유의 모습이 국민에 대한 도리인가”라고 우려했다.

▲22일 조선일보 사설.
▲22일 조선일보 사설.
▲22일 중앙일보 사설.
▲22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김건희 리스크’ 대응 여권 대혼란 진정시켜야> 사설에서 “‘김건희 리스크’는 국민의 60% 이상이 의혹을 해소하고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등 돌린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혁신을 내걸고 ‘한동훈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며 “여권이 속히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해법을 진솔하게 모색하지 않으면 자칫 회복 불능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음을 각성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정용관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함정 몰카’ 맞지만 그 얘길 듣고 싶은 게 아니다> 칼럼에서 “당사자가 육성으로 정직하게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합당한 처분을 받겠다고 하면 될 일 아닌가. 명품백 사건은 통치의 문제도 아니고 대통령 배우자의 사려 깊지 못한 행위, 보좌 기능 마비의 문제다. 이 단순한 문제 하나 풀지 못하고 ‘국민 걱정’을 언급한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용산이 정면충돌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용관 논설실장은 “어떻게 하는 게 총선에 플러스가 되고 마이너스가 되느냐는 식의 접근은 여의도 문법일 뿐 일반 국민의 관심사가 아니다”며 “‘정직이 최상의 방책’이라는 경구가 새삼 떠오른다. 나아가 국가의 최고 리더는 팩트 못지않게 좋든 싫든 ‘국민 시선’에도 응대하고 설명할 의무가 있다. 그게 국민 신뢰를 얻고 국정의 힘을 확보하는 길이다. 공작에 당했다는 억울한 점이 있다해도 자기 주변엔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모습, 국민은 그런 ‘의연한 태도’를 기대하고 있는데…. 그리 어려운 건가”라고 했다.

▲22일 동아일보 칼럼.
▲22일 동아일보 칼럼.

尹, KBS 또는 한국정책방송원(KTV)과의 단독 인터뷰 검토 중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 대신 KBS 또는 KTV와의 단독 인터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조선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1월2일 자 신문에 윤 대통령과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 21일 YTN은 <尹, 신년 기자회견 대신 단독 인터뷰 검토...이유는?>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1월의 절반을 훌쩍 넘기고도 신년 기자회견을 할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질문 때문이라는 게 중론인데, 대통령실은 특정 방송사와 단독 인터뷰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했다.

▲22일 동아일보 3면.
▲22일 동아일보 3면.

동아일보도 3면 <尹, 신년 기자회견 대신 KBS 등과 인터뷰 검토> 기사에서 “단독 인터뷰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 관련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 관련 질문이 이어질 경우 다른 이슈들이 묻힐 수 있는 데다 4월 총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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