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응에 나선 이후에도 유명인들을 사칭해 주식 투자 리딩방 가입을 유도하는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정 인물에 대한 사칭뿐 아니라 서강대학교를 사칭하는 광고까지 올라왔다.

지난 9~10일 페이스북에는 개그맨 황현희,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등 인물과 서강대학교를 사칭하는 광고가 올라왔다.

▲ 이부진 사칭광고 갈무리
▲ 이부진 사칭광고 갈무리

한 광고는 ‘이부진의 100억 투자자 무료 강의’ 자막과 함께 “삼성그룹의 이부진입니다. 직장인도 매달 5000만 원의 배당금과 100억 원의 자산 축적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라며 “승률 99%의 주식투자방법을 알려드리겠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다른 광고는 유재석 이름의 계정으로 “런닝맨 멤버 유재석. 3000원으로 30억을 만들 수 있어요”라고 했다. 

또 다른 광고는 ‘서강대학교 1월 긴급 공지’라는 표현과 함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본격화 15원을 넘지 않는 다크호스 주식들 다음주 40% 급등할 수 있습니다”라며 클릭을 유도한다.

<한국은행, 김범수 인터뷰 발언으로 소송 제기!>라는 제목의 광고도 있다. 이 광고를 클릭하면 “김범수씨는 방송에서 한국 사람들 수백만 명을 부자로 만드는 투자 비법을 소개하였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광고엔 KBS, 연합뉴스, 채널A 등 언론사 로고가 함께 뜬다.

▲ 페이스북의 서강대 사칭광고 갈무리
▲ 페이스북의 서강대 사칭광고 갈무리

이들 광고는 전문가나 유명인, 대학 등 권위를 이용해 주식투자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리딩방 가입이나 특정 프로그램 사용을 유도한다. 사람들을 모은 다음 가짜 시스템을 만들어 높은 수익이 나온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편취하는 등 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황현희씨는 지난 9일 SBS ‘강심장VS’에 출연해 “요즘 저의 사칭이 너무 많다. 제 광고가 ‘이거 사시라. 수익성에 제 손목을 건다’는 내용도 있더라”라며 “모두 사칭이고 모두 사기”라고 했다. 

정부와 관련 기관은 ‘적극 대응’을 강조했지만 사칭광고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사칭광고 문제 대응 방안으로 메타에 개인정보 보호 강화 조치를 긴급 요청했다고 밝히며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심의 및 시정요구 중”이라며 관계기관 협조를 강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신속히 심의해 국민의 경제적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는 등 적극 조치하겠다”고 했고 “(메타가) 자율규제 요청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지난 9일 방영된 SBS '강심장VS' 갈무리
▲ 지난 9일 방영된 SBS '강심장VS' 갈무리

그러나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관련 광고가 다수 게재돼 메타가 광고심의와 모니터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메타코리아 관계자는 “사칭 계정 단속을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해 지속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한 플랫폼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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