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장 후임 인선에 윤석열 대통령 검사 선배 출신의 김홍일 권익위원장 내정설 보도가 계속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법조인으로 경력이 화려했던 분이라고 해서 방통위원장으로 내정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 교체가 거론된 시점이 세달 가까이 지났고, 김행 후보자가 청문회 후 사퇴한지 두달이 지났다”며 “그럼에도 여성가족부 장관 후임 인선은 소식도 없고, 공석된지 사흘지난 방통위원장은 급하게 임명해야 한다면 방통위원장을 급하게 임명해서 밀어붙여야 될 일이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이 철학을 공유하는 언론인이나 방송관계자 출신이 이제 단 한명도 없는 것이냐”며 “그래서 검사출신을 쓰셔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아니면 방통위원장의 업무를 중수부장 출신 검사가 수사하듯이 해야 한다는 새로운 철학이냐”며 “언론의 오보로 웃고 넘길 수 있는 일이길 바란다”고 썼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5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연결에서 김홍일 방통위원장 내정설을 두고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 정부의 지금 핵심 모든 주요 인사는 두 개에서 나오고, 두 부처에서 나오고 있다. 하나는 검찰 출신인지 아니면 기재부 출신인지”라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홍일 권익위원장이 중수부장 출신 아니겠느냐”며 “대통령부터 인식들이 ‘검찰 출신들의 대부분이 내가 검사로서 수사해봐서 아는데 그래서 내가 거기 잘 알아’는 식인 것 같다”며 “수사해서 보는 거하고 실제로 그 어떤 산업이나 또는 관련 분야의 어떤 생태계를 이해하는 거하고 전혀 다른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홍 원내대표는 “곪은 부분 잘못된 부분을 메스로 도려내는 역할을 검찰이 하는 건데 그럼 자기들이 그 상처를 도려낸 수사를 한 것 갖고 ‘우리들이 잘한다’, 이렇게 생각한다”며 “방통위원장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하는데, 과연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한민국의 미디어 환경이 어떻게 따라가야 되는지를 얼마큼 이해하고 있을까, 이분이 어떤 커리어로 그걸 설명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일단은 커리어상으로 전혀 방송통신위원장을 맡을 만한 하등의 어떤 어떠한 근거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사가 만능이냐, 이분이 방송을 알겠느냐”며 “만능일 리가 없다. 때 전문성도 없는데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 하나만으로 진행되는 인사다.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MBC 뉴스데스크가 24일 방송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자료화면.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MBC 뉴스데스크가 24일 방송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자료화면.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방송, 통신에 어떤 전문성도 없는 김 위원장을 방통위원장에 임명한다면 대통령의 보은성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아무리 윤석열 정부 인사가 검사형통이라지만, 내각을 대통령이 인심 쓰듯 한 자리씩 나눠주는 전리품처럼 여긴다면 이는 명백한 권력의 사유화”라고 비판했다. 배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은 과거 BBK 의혹 수사 책임자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준 인물”이라며 “윤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검사가 범죄인 다루듯, 언론을 겁박하고, 취조해서 기필코 언론 장악을 해내겠다는 의지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홍일 위원장의 방통위원장 내정 고사설도 나왔다. MBC는 4일 저녁 <뉴스데스크> ‘“2기 내각은 전문가로”‥관료 학자들 출신’에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후임으론 법조인 출신의 이상인 방통위원과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거론되지만 당사자들이 모두 고사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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