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전체회의 직전에 사전 방청신청을 마친 뉴스타파 취재를 거부하고 퇴장시켜 논란이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사전 허가까지 마친 취재를 자의적 거부하는 건 언론 탄압’이라고 항의하며 퇴장을 거부했지만 방통위 측이 거듭 요구해 퇴장 조치하면서 2시57분께 회의를 시작했다. 

방통위 측은 29일 전체회의를 5분 앞둔 2시25분께 회의실에서 사전 방청신청을 마치고 방청석에 자리잡은 뉴스타파 PD 2명에게 ‘뉴스타파는 취재할 수 없다’며 퇴장을 요구했다.

이에 뉴스타파 PD가 항의하면서 이유를 묻자, 배중섭 방통위 기획조정관과 대변인실 관계자는 ‘출입등록매체가 아니라서 안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방통위 측이 29일 전체회의를 5분 앞둔 2시25분께 뉴스타파에 퇴장을 요구해 취재진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방통위 측이 29일 전체회의를 5분 앞둔 2시25분께 뉴스타파에 퇴장을 요구해 취재진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실제로는 출입등록매체가 아니라도 방청 신청을 할 경우 방청이 가능했다는 것이 방통위를 취재해온 기자의 설명이다. 방통위 퇴장 조치를 지켜보던 김고은 기자협회보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뉴스타파는 이전에도 방통위에 방청신청해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에 직접 취재를 하는 등 방청 취재가 허용됐던 것으로 안다. 이런 일은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PD가 “전에도 문제 없이 취재했고 갑자기 왜 그러느냐. 사전 방청 신청을 받아들이고 아무 말도 없다가 회의 5분 전에 갑자기 나가라고 하는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자 배 기획조정관은 “늦게 통보해 미안하다”면서도 “총괄 책임자인 저의 결정”이라고 했다.

뉴스타파 PD들은 “절차에 맞게 촬영과 취재를 하겠다고 공문을 드렸고 허가를 받고 출입증을 받고 회의실에 왔다. 그런데 회의 시작 전에 슬그머니 와서 뉴스타파는 취재할 수 없다고 했다” 상황을 설명했다. 

뉴스타파 PD들은 5~6명의 방통위 관계자들이 모여 퇴장을 요구하자 회의실에서 나와 항의를 이어갔다. 배중섭 방통위 기획조정관이 이들에게 “제가 회의의 총괄 책임자다. 총괄 국장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고만 대답하면서 목소리가 커졌다. 배 기획조정관은 ‘이번에 갑자기 방침을 바꾼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느냐”고 답했다.

▲방통위 측이 29일 전체회의를 5분 앞둔 2시25분께 뉴스타파에 퇴장을 요구해 취재진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방통위 측이 29일 전체회의를 5분 앞둔 2시25분께 뉴스타파에 퇴장을 요구해 취재진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실랑이가 커지자 방통위 전체회의를 방청하는 기자들이 회의실에서 나와 이를 지켜보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방통위 관계자들은 이 과정에서 현장 사진을 찍는 취재진들에게 사진을 삭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방통위 언론 담당자가 근거 규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변인실로 가면 근거 규정을 설명해주겠다”라고 거듭 밝히면서 30여분 간의 공방 끝에 뉴스타파 취재진은 방통위 측과 동행해 결국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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