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에 징역 1년 선고를 확정 판결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정치적 이유로 가혹하게 선고된 정치적 판결이며 확실히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밝혀 논란이다.

이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사법부 흔들지 말라더니 똑같은 짓을 한다며 이 논평이 국민이 아닌 대통령 들으라는 논평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대법원의 최은순씨 징역 1년 선고 하룻만인 17일 오전 입장을 내놓았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법원 판결에 따른 민주당의 대통령 사과 요구를 두고 “이 사건의 본질을 정치적 이슈로 호도하는 민주당의 정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공격하기 위한 압박용으로 시작됐고, 문재인 정권 검찰에서 무리하게 기소한 정치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많은 데도 최 씨가 윤 대통령의 장모라는 정치적 이유로 가혹하게 실형 1년이 선고된 건, 이 판결이 정치적 판결이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정 대변인은 특히 최씨도 속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판결로 확인된 최 씨의 피해 금액만 50억원이 넘고, 다른 사람의 사기 과정에서 속아 피해를 본 최 씨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확실히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최씨를 두둔했다. 정 대변인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유산이 되다시피한 ‘법원 좌경화’는, 결국 이 대표를 옥죄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운데)가 지난 7월21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통장 잔고증명 위조 사건 항소심 재판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운데)가 지난 7월21일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통장 잔고증명 위조 사건 항소심 재판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논평 자체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17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정광재 대변인 논평을 두고 “민주당에게 사법부 흔들지 말라고 비판했던 국민의힘, 정작 대통령 장모가 문제가 되니 똑같은 짓을 한다”며 “사인에 불과한 대통령 장모가 유죄 확정 판결받은 게 공당에서 논평까지 낼 일인가”라고 반박했다.

진 교수는 “게다가 1심, 2심, 3심 모두 동일한 판단을 내렸는데, 판사들 전체가 민주당 편이어서 통째로 짜고 쳤다는 얘기인가”라며 “정치권에서 그것도 집권당이 법원의 판결에 왈가왈부하는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이어 “이번 논평 아무리 생각해도 국민들 들으라 내놓은 것 같지 않고, 대통령 들으라고 내놓으신 거죠”라며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 사진=정광재 페이스북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 사진=정광재 페이스북

한편,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이흥구)는, 지난 16일 최씨가 공범과 공모하여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뒤 민사소송에 제출하게(위조사문서 행사) 하고,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자신이 취득한 토지에 관하여 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하였다고 기소된 사건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징역 1년)을 확정한다”고 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최씨가 공범과 공모하여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행사하였는지 여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타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지 여부가 쟁점이라며 판결 결과 원심 판결 내용에 수긍해 상고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조사문서행사죄의 성립, 부동산실명법 위반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지난 17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최은순씨 잔고증명위조 사건에 징역 1년형을 확정 판결한 대법원을 정치적 판결이라고 한 국민의힘 논평을 두고 대통령 들으라는 논평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지난 17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최은순씨 잔고증명위조 사건에 징역 1년형을 확정 판결한 대법원을 정치적 판결이라고 한 국민의힘 논평을 두고 대통령 들으라는 논평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이에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짜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여전히 장모에게 한 점 잘못이 없다고 생각합니까? 아직도 그 믿음에 변함이 없느냐”며 “윤석열 대통령은 당장 장모 최 씨의 유죄판결 확정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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