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열린토론 진행자 정준희. ⓒKBS 
▲KBS 열린토론 진행자 정준희. ⓒKBS 

언론학자인 정준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가 오늘(17일) 방송을 끝으로 <열린토론>에서 하차한다. 

정준희 겸임교수는 17일 유튜브채널 ‘해시티비’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오늘은 KBS 열린토론 마지막 방송을 하는 날이다. 지난 월요일 하차 의사를 밝혔고, 언론비평 코너 ‘논논논’ 진행을 끝으로 방송을 마감하겠다고 했다”며 하차 사실을 알렸다. 그는 2019년 4월부터 <열린토론> 진행자로 활동했다. 올해로 20년을 넘긴 <열린토론> 역사에서 시사평론가 정관용(5년4개월)을 제외하면 가장 긴 시간 자리를 지켰다.

정준희 겸임교수는 “만약 KBS 상황이 지금처럼 급작스레 바뀌지 않았다면, 헤어짐은 계속 연기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저 의자에서 일어나 스튜디오 바깥으로 걸어 나올 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언제부턴가 ‘다뤄야 될 사안’임에도 다루기 힘든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함께 할 수 없게 된 패널도 있었다. 무엇보다, KBS의 행태를 대놓고 비평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며 “지금까지 제가 열린토론을 고수했던 정당성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은, 만약 필요하다면 KBS의 보도에 대해서도 비평의 칼날을 들이댈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이 불가능해졌다”고 했다.

정준희 겸임교수는 현 KBS 경영진을 가리켜 “저들은 불공정과 편파를 입에 달고 산다. 열린토론은 그 성격상 편파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이기에 최대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일상화되어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열린토론을 두고 누군가 불공정과 편파를 거론한다면 ‘그 더러운 입 닥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KBS에 대해서도 문제 삼을 것은 문제 삼아야 한다. 지금까진 그랬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 석연치 않은 경영진 교체 과정, 그에 뒤이어 들이닥친 프로그램 폐지와 진행자 교체, 제작진의 전보. 이걸 토론의 의제로 올리지 못하고 비평의 대상으로 삼지 못하는 열린토론에는 제가 더 남아있을 까닭이 없다”고 했다. 

한편 그는 “‘저녁이 있는 삶’을 되찾기 위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내 하고 싶은 말을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해 언제든 이 자리를 떠날 수 있었지만 열린토론을 열린토론답게 만들고자 하는 피디와 작가가 있었기에 버텼다”고 밝혔으며 “라디오에서 매일 토론을 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매일 다른 주제를 놓고 70분간 심층적으로 논의를 하고, 그걸 다뤄줄 수 있는 사람들을 섭외하는 ‘미션 임파서블’을 ‘미션 컴플릿트’로 바꾸어낸 건 오로지 제작진의 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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