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이자 쓴소리를 해온 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당내 의견모임 ‘원칙과 상식’을 출범시켰다. 이들은 “도덕성 회복, 당내 민주주의, 비전정치 회복을 위해 의견을 넘어 앞으로는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네명의 의원들은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원칙과 상식을 다시 세우겠다’면서 자신들을 명명하는 비명계라는 프레임을 벗어던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당의 무너진 원칙을 되살리고, 국민이 요구하는 상식의 정치를 세우겠다”며 특히 “민주당의 정풍운동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정풍’의 대상과 관련 이들은 “당내 패권주의 대신 정당 민주주의를, 내로남불과 온정주의 대신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팬덤정치 대신 당심과 민심의 조화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 위기의 가장 큰 책임이 집권세력에게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으로 인한 민심 이반에도 민심이 민주당으로 모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갈수록 지난 대선과 같은 양당 비호감 정치로 가고 있다면서 “이러다가는 무승부 총선이 될 가능성이 높아 결국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윤석열 정권의 독선, 독주, 검찰독재를 막으려면 민주당이 변해야 하고, 올해가 가기 전에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변화 방안으로 △도덕성 회복△당내 민주주의 회복 △비전 정치 회복을 들었다. 특히 이들은 당내 민주주의와 관련해 “친명 일색의 지도부, 강성 지지층, 외부의 유투브 언론 등이 지배하는 획일적, 전체주의적 목소리로는 국민의 민주당으로 갈 수 없다”며 “강성 지지자와 일부 유튜버 등 ‘친명 감별사’들이 벌이는 친명당선, 비명낙선 운동은 민주당을 박근혜 정권 때 ‘진박 감별당’ 수준으로 추락시키고 있다. 강성 팬덤 정치와 과감하게 결별하고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종민 윤영찬 조응천 이원욱 등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이 16일 국회 소통관 프레스라운지에서 당내 정풍운동 모임 원칙과 상식을 출범한다고 밝히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김종민 윤영찬 조응천 이원욱 등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의원들이 16일 국회 소통관 프레스라운지에서 당내 정풍운동 모임 원칙과 상식을 출범한다고 밝히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이들은 원칙과 상식 운영 방안과 관련해 모임을 매일 하고, 자주 대화와 토론하겠다고 설명했다. 윤영찬 의원은 기자회견 뒤 프레스라운지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기존과 냈던 내용과 비슷한데 이 모임으로 뭐가 달라지느냐’는 질의에 “그동안 여기 계신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방송이나, 개인 SNS를 통해 얘기하던 것을 이제는 하나의 방향을 갖고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또 하나는 그동안은 의견을 내거나 토론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행동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세 번째로 그동안 당내에서 비명계로 불리는 의원들끼리 논의해왔으나, 이제는 범위를 넓혀서 청년, 고문단을 포함해 많은 분들과 함께, 생각을 같이 하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행동할 수 있는 게 어떤 게 있느냐’는 질의에 윤영찬 의원은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을 모을 것”이라며 “저변에 굉장히 많은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과 함께 손을 잡고, 우리 당의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고민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심판을 위해 정권 비판에 힘을 합치는 게 원칙과 상식’이라는 당내 친명계나 다른 의원들의 반론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윤 의원은 “이 정권의 무도한 행태를 비판해왔으나 우리 당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강한 야당 될 수 없다”며 “당이 도덕성과 민주주의에 기초해서 자리매김을 하고, 강한 야당으로 다시 태어나야만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을 할 수 있다. 총선에 승리하려면 국민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강한 정당”이라고 답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 프레스라운지에서 당내 정풍운동 모임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 후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 프레스라운지에서 당내 정풍운동 모임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 후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개딸(개혁의 딸들)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의 제동 방안을 묻자 윤 의원은 “강성 팬덤의 정치는 분열의 정치, 민주당을 약화시키는 정치, 민주당을 가르는 정치에 핵심이 있다”며 “당내 지도부를 포함해 많은 의원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고, 이런 공감대 하에 단호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명도 필요한지에 대해 “필요한 조치는 취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총선 공천을 위해서 그러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도 내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조응천 의원은 “참 그 얘기 들을 때마다 정말 어이가 없다”며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우리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총선 승리하자’고 지금 이 자리에서 얘기하면 된다. 그럼 공천 무지하게 쉽게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굳이 안한다. 당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변화의 촉구에도 지도부가 바뀌지 않을 경우를 두고 김종민 의원은 “지금 민주당이 한 달 정도 시간이 있다. 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인 선거운동 체제로 돌입하는데, 그 한달동안 변화를 위해 결단해야 한다”며 “뜻을 같이 하는 40~50명의 분도 있다. 이름 공개하고 함께 하지 못해도 이 의원들과 에너지를 모아서 바꿔내는데 일단 전력하고, 바뀌지 않았을 때는 그때 가서 어떤 결단을 내릴지”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결단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결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 프레스라운지에서 당내 정풍운동 모임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 후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 프레스라운지에서 당내 정풍운동 모임 원칙과 상식 출범 기자회견 후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친명 팬덤 문제 이전에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친문(문재인) 팬덤이 있지 않았느냐. 문 전 대통령도 양념이라고 표현하고 관대해왔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반성도 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윤영찬 의원은 “반성할 부분이 있다면 반성해야겠죠”라며 “다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을 과거와 비교하면서 그때는 이랬으니 지금은 이렇다, 하는 논리를 취해서는 안되겠죠”라고 답했다. 조응천 의원은 “친문 팬덤, 친명 팬덤으로부터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아온 사람으로써 (친명 팬덤은) 매운 맛이 다르다”며 “옛날에는 그저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에는 같이 갈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제가 당해왔던 것 가운데 가장 세다. 같은 당, 같은 정치 이념을 가진 사람으로 대접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원욱 의원은 “친명 팬덤은 더 이상 이를 놔두고서는 당내 민주주의라는 것을 만들어낼 수 없다”며 “많은 민주당 의원이 공감하고 있음에도 (여기에) 이름을 올리기 두려워 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이재명 대표에 쓴소리 하거나 소신있는 발언을 하면 수박 낙인 찍고, 친명 감별사 사이트에 이름 올리고, 누가 찐명이냐 친명이냐, 당도가 몇이냐, 경선 때 두고봐라 반드시 낙선시킨다. 이런 행태들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거기에 김어준 등등의 일부 강성 유튜버까지 나서서 여론조사를 빙자해서 여러 가지 수단을 동원해서 가짜뉴스까지 일삼는 일이 벌어진다”며 두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이재명 당 대표가 가짜뉴스 생산과 수박 몰아내자고 하는 진원지인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 사퇴 △강성 팬덤 유튜버가 주도하는 유튜브에 민주당 정치인 출연 금지, 출연시 공천에 불이익 주는 제도 도입 등을 들어 “이런 간단한 방법으로도 강성 유튜버와 개딸들과 단절할 수 있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은 “(내가) 친문 팬덤의 수혜자 중 한 사람으로, 그걸로 최고위원도 하고, 2년 정도 소통했다”면서도 “그때도 우리가 ‘이렇게 가면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그때만 해도 문제의식이 약했지만 최고위원 당선되고 나서 몇 달 뒤 ‘이대로 가면 정상적인 정치가 안되겠다’고 해서 유튜브 출연도 않고, 유튜브도 안봤더니 돌아온 게 수박이었다”고 털어놨다. 김 의원은 “우리 지도부가 이것을 끊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비민주적인 정당인데 지금은 이 점에 있어서는 민주당이 훨씬 더 악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가 극우튜버가 단절하고 극우유튜버 출연 당직자 금지시키키는 등 (당이 극우와) 선을 그어놓은 것은 이준석 정치의 성과”라며 “훨씬 민주적인 민주당이 이러고 있다는 것은 심각하다. 지금 반성하지 않고 돌이키지 않으면 민주당은 절대 수권 정당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응천 의원은 “현재 강성 팬덤이 효용성을 만끽하고 있다”며 “강성팬덤, 유튜버, 지도부 이렇게 ‘극우조’가 있는데, 그 외에도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정치적 동력으로 강성 팬덤의 지지를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의제에 대해 강성 팬덤과 의원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면서 “(검사) 탄핵의 경우 대단히 호응도 좋고, 발언도 세게 나가서 자기들끼리는 효용도 좋고, 만족감도 크다. 탄핵소추도 하고, 실제로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조 의원은 “하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 헌정은, 민주당은 어떻게 되는가”라며 “이분들이 사실 이 민주주의 왜곡에 민주주의 추락에 굉장히 기여를 하고 있다. 민주당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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