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장애 차별 보도한 언론사를 형사고발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은 가운데 이번에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30일 용인 장애아동 학대 사건을 보도하면서 장애에 대한 이해없이 단편적으로 보도하거나 장애아동의 언행을 선정적으로 보도한 곳 총 34개 언론사를 한국신문윤리위원회(22개사)와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12개사)에 각각 심의를 요청했다. 

이 단체는 심의요청서에서 “해당 기사들은 학대 피해 아동과 그 가족들의 실명, 사진, 학교명 등 인적 사항, 학대 행위자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경위서, 검찰 공소장, 학대 행위자와 신고인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캡처 이미지 등을 공개해 인격권과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했다”며 “신문윤리위 신문윤리강령 제5조(명예존중과 사생활 보호), 신문윤리위 신문윤리실청요강 제7조·제12조·제13조, 인터넷신문윤리위 윤리강령 제3호(인격권의 보호), 인터넷신문윤리위 기사심의규정 제10조(인격권의 보호) 등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또한 “‘고추·사타구니, 바지(속옷) 훌러덩, 본능에 충실한’ 등 학대 피해 아동이자 장애아동의 언행을 선정적 자극적인 표현으로 보도하고 대중의 구경거리로 전락시킨 다수 보도가 저속한 표현 등으로 장애아동의 인격권과 명예를 훼손했다”며 “신문윤리위 신문윤리실천요강 제1조 제5항(사회적 약자 보호) 및 제3조 제6항(선정보도 금지) 위반 및 인터넷신문윤리위 인터넷신문 기사심의규정 제5조(선정보도의 지양) 및 제11조(차별적 표현 금지)를 위배한다”고 주장했다. 

다수 언론보도에서 경기도교육청 소속 특수교사의 페이스북을 인용해 "버스에서 대변 본 지적장애 제자, 그 아이 놀림당할까 봐, 손으로 얼른 주워 담은 것 상상해본 적 있냐“, ”“자폐장애 제자가 몰래 자위해서 사정한 거 어디 여학생이라도 볼까 봐 얼른 휴지로 닦고 숨겨줘본 적 있냐”, “여의도에 꽃놀이 체험활동 나갔다가 갑자기 달려든 제자가 목을 물어뜯은 적 있다. 말 그대로 물어뜯겼다” 등을 전했다.  

▲ 한국신문윤리위원회 누리집에 올라온 신문윤리 내용
▲ 한국신문윤리위원회 누리집에 올라온 신문윤리 내용

이에 정치하는엄마들은 “장애아동이 보일 수 있는 인지·행동 특성에 대한 설명이 부재한 채 장애인을 위험하거나 문제가 되는 인물로 묘사했다”며 “이 기사들은 장애아동을 통합학급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분리해야 할 이유를 견고히 해 신문윤리위 신문윤리실천요강 제1조 제4항(차별과 편견 금지) 및 인터넷신문 기사심의규정 제11조(차별적 표현 금지)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남궁수진 정치하는엄마들 미디어감시팀 활동가는 “서약사들이 자체 윤리강령이나 심의 규정을 무시하고 있는데도 신문윤리위와 인터넷신문윤리위는 넋 놓고 있다”며 “언론자율기구가 아니라 허수아비 같다”며 비판했다. 또 “각 언론자율기구 윤리강령에 따르면 ‘언론은 사회의 공기며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호, 신장하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거나 ‘인터넷신문은 사회의 공적기구로서 보도의 사실성, 정확성, 균형성을 추구하고 선정보도를 지양한다’라고 선언하고 있지만, 실상은 특수교사가 안전하게 장애아동을 지도할 수 있는 노동환경이 보장되지 않는 교육제도의 문제에 초점을 두긴커녕 장애아동의 언행과 개인 간의 갈등만을 부각하고, 대중의 분노에 힘입어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장애아동과 그 가족에게 돌리고, 장애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이 신문윤리위에 독자불만으로 접수한 22개 언론사는 매일경제·파이낸셜뉴스·세계일보·서울경제·조선일보·국민일보·한국일보·중앙일보·머니투데이·한국경제·헤럴드경제·국제뉴스·뉴스1·스포츠조선·아시아경제·남도일보·아시아투데이·스포츠경향·이데일리·뉴시스·대전일보·동아일보이며 인터넷신문윤리위에 민원 접수한 12개 언론사는 위키트리·뉴데일리·데일리안·더팩트·매일안전신문·아주경제·엑스포츠뉴스·스타뉴스·OSEN·이데일리·뉴스엔·톱스타뉴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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