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이동관 제6기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 28일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이동관 제6기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 해임 이후 보궐이사로 김성근 전 MBC 방송인프라본부장을 임명하자 MBC 내에서 “고작 이런 인물을 앉히려고 그 난리를 친 것인가”라며 방통위의 ‘내로남불’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노조)는 28일 성명에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이 제기한 해임 처분 집행정지 소송 심문기일이 오는 31일로 잡힌 상황임에도, 그 자리에 서둘러 적폐 인사를 꽂아 넣었다”고 이날 보궐이사 임명을 비판하며 “오늘 이동관 방통위가 임명한 김성근 전 MBC 방송인프라본부장은 MBC 재직 시절, 5000만원 가량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2018년 MBC 내부 감사 결과 김성근 본부장의 부당 사용 액수가 감사를 받은 다른 임원에 비해 압도적이었다면서 “대부분 업무용이 아니라 지인이나 회사 관계자들과의 사적 골프 모임에 반복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상품권은 물론, 대량의 숙취 음료 구입에도 법인카드를 습관적으로 긁었다”고 주장했다. 

MBC노조는 “이보다 훨씬 적은 규모, 그것도 다툼의 여지가 있는 상태에서도 ‘법인카드 유용’이란 꼬리표를 붙여 공영방송 이사들을 내쫓은 방통위였다”며 “법인카드 사적 유용과 청탁금지법 위반은 윤석열 정권이 공영방송 이사진 해임을 강행하면서, 빠지지 않고, 해임 사유로 포함시키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미 비교할 수 없는 액수의 ‘전과’가 명확히 드러난 인사를 보궐이사로 임명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내로남불’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취임사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동관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공영방송은 상업적 운영 방법과 법적 독과점 구조의 각종 특혜를 당연시하면서도 노영방송이라는 이중성으로 정치적 편향성과 가짜뉴스 확산은 물론 국론을 분열시켜 온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그동안의 공영방송 개혁 노력이 단순한 리모델링 수준에 그쳐왔다면, 이번 6기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선도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MBC노조는 “‘개혁’으로 포장한 공영방송 말살, 공영방송을 뿌리째 흔들어 존재 자체를 없애겠다는 것이 이동관 방통위가 말하는 개혁의 실체”라며 “제대로 된 개혁은 정치권력이 공영방송에서 손을 완전히 뗀다고 선언하고, 실행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보장된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부정하고 공영방송을 마음대로 쥐고 흔들려는 정권이, 그리고 이동관과 같은 인사가 진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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