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8월15일 오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8월15일 오후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과 관련한 상담교사 인터뷰를 내보낸 MBC 보도를 가리켜 “일방적 주장을 넘어 악마의 편집”, “공영방송이라고 자칭하기에 부끄럽지 않은지 묻고 싶다”며 강하게 반발하자 MBC 내부에서 이 후보자의 격양된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16일 2012년 하나고등학교에서 불거졌던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아들의 학폭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 간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던 이 후보자의 기존 주장을 반박하는 당시 하나고 교사의 증언을 내보냈다. 

이동관 후보자측은 같은 날 밤 입장을 내고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학폭 사건 관련 A 교사 인터뷰는 익명 뒤에 숨은 일방적 주장을 넘어 악마의 편집이라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며 “적어도 MBC가 공정한 언론이라면 A 교사의 증언과 함께 가장 중요한 당사자이자 피해 학생으로 지칭된 B씨의 입장을 함께 보도하는 것이 균형 있는 자세”라고 반박했다. 이어 “언론의 본분을 망각한 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은 가짜뉴스도 증폭시켜서 보도하고, 불리한 내용은 자의적으로 왜곡 편집하여 진실을 호도하는 MBC측에 공영방송이라고 자칭하기에 부끄럽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17일 입장을 내고 “<뉴스데스크>는 이동관 후보자 아들의 학폭 의혹과 관련해, 당시 피해 학생들과 처음으로 상담을 했던 하나고 A 교사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 교사가 언론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으로, 학폭 사건의 전후를 가장 잘 아는 교사의 증언은 보도 가치가 충분하다. 지난 6월 이동관 후보자가 내놓은 해명에 대한 검증도 가능했다”며 보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MBC는 16일 <뉴스데스크>에서 “언론사 인터뷰에 처음 응한 이 교사가 취재진에게 밝힌 일관된 입장이 있다. 자신을 찾아온 피해 학생 누구도 그 당시 이미 화해했던 제자는 없었다는 점”이라고 보도했다. 

▲16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16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16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16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화면 갈무리.

MBC본부는 “이 후보자는 지난 6월8일 해명에서, 아들이 1학년이던 2011년 이미 화해했다고 밝혔지만, A교사는 2학년 때까지 피해 학생들이 ‘화해를 통해서, 평화의 몸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또 교육청의 특별감사에는 피해 학생이 최소 3명, 진술서에는 4명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후보자는 줄기차게 피해 학생 1명(B씨)과의 화해만을 강조하면서, 마치 학폭 사건이 해결된 것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본부는 그러면서 “이동관 후보자는 보도 즉시 입장문을 내고 감정적 대응을 했다. 하지만 무엇이 가짜뉴스이고, 무엇이 진실을 호도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 측이 “MBC가 ‘공영방송의 탈을 쓰고 실제로는 특정 진영의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보기 바란다”고 밝힌 것을 두고서는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인식 수준”이라며 “전언의 표현을 빌렸지만, 이 후보자 본인의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으며, 자신이 방통위원장이 되면 공영방송 MBC를 가만히 놔두지 않겠다는 사실상의 겁박”이라고 주장했다. 

MBC본부는 “과거 이 후보자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역임할 당시, 언론장악의 총지휘자였음이 더욱 명확히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야말로 ‘권력의 탈을 쓰고, 실제로는 언론을 특정 진영의 나팔수로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에 깊이 성찰해 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