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2012년 하나고등학교에서 불거졌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아들의 학교 폭력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 간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던 후보자의 기존 주장을 반박하는 당시 하나고 교사의 증언이 등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방통위원장 청문회(18일)가 다가오며 이 후보자가 과거 하나고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던 이유 등 ‘아들 학폭 의혹’이 다시 떠오를 전망이다.

MBC는 16일 <뉴스데스크>에서 2012년 당시 ‘학교 폭력’을 호소했던 피해 학생들이 맨 처음 찾아갔던 하나고 교사 A씨와의 단독 인터뷰를 내보내며 “언론사 인터뷰에 처음 응한 이 교사가 취재진에게 밝힌 일관된 입장이 있다. 자신을 찾아온 피해 학생 누구도 그 당시 이미 화해했던 제자는 없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이들이 1년 내내 동급생의 폭력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조서를 확인했다. MBC는 “교사는 학폭 피해를 학교에 보고하고 피해 진술서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A씨는 “화해가 되어서 진술서를 쓰는 건 아니겠죠”라고 말했다. 

MBC는 “그러나 무슨 일인지, 당시 학교폭력위원회는 끝내 열리지 않았고, 이 후보자의 아들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그의 생활기록부엔 어떤 학폭 기록도 남지 않았다. 가해 학생을 보호하려는 조치였던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시사주간지 <시사인>은 지난 6월 “하나고가 2012년 이동관 아들 학폭 사건만 학폭위를 열지 않았다”고 단독 보도하기도 했다.

MBC는 이날 보도에서 “특히 이 선생님이 지금도 납득할 수 없는 건, 학부모였던 이동관 후보자의 대응”이라면서 “이 후보자가 당시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교사 A씨는 MBC와 인터뷰에서 “일상 속 어떤 부모도 교사나 교장을 넘어 윗선에 통화하는 사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고 말했다. 앞서 이동관 후보자는 “무엇을 ‘잘 봐달라’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이사장으로부터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MBC는 “당시 개정된 학교폭력예방법은 학폭 사실을 신고받거나 보고 받은 경우 학폭위 개최를 의무로 규정한 상태”라고 전한 뒤 “하지만 학교 측의 미흡한 조치에 교사들이 교무회의에서 반발할 정도였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당시 또 다른 하나고 교사 B씨는 MBC에 “교장이 만류하고 덮고 가자는 식으로 회의 때 그렇게 해가지고, 고성이 오고 가고 그랬었기 때문에… 그런 사건이 있었던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MBC는 “이동관 후보자는 지난 6월 입장문에서 아들이 1학년이던 2011년 학생 B와 상호 물리적 다툼이 있었지만, 하나고에서 학폭 사실을 인지한 2012년 이전에 이미 화해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한 뒤 “다만 화해했다고 언급한 학생은 현재 한 명뿐”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의 하나고 특별감사 보고서에는 최소 3명이, 피해 학생들의 진술서에는 적어도 4명이 학교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온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동관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6월8일 <‘학폭 사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고 “학교 선도위원회가 퇴학 다음 무거운 징계인 전학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나고는 “2012년 이동관 아들에 대한 학생선도위원회가 개최된 사실이 없으며, 이에 따라 관련 자료 또한 없다”고 밝혀 ‘허위 해명’ 비판이 제기됐다. MBC는 또 “전학 조치가 중징계인지 판단하려면 학교생활기록부의 전학 사유를 확인해야 하지만 (이 후보자 측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화면 갈무리.

이와 관련, 국회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동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장남의 하나고 학폭위 개최 무마로 대학 진학 등에 어떤 부당한 이득을 받았는지 검증해야 한다. 그런데 장남의 생활기록부‧대학 입시 자료는 모두 미제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녀들이 부당하게 장학금을 중복 수령 한 것은 아닌지, 후보자가 고려대 초빙교수로 재직 당시 후보자 장남이 해당 대학에 진학한 만큼 당시 입시부터 학교 생활까지 부당한 특혜를 입은 것은 아닌지 등 검증해야 할 의혹들이 산더미”라며 성실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동관 후보자측은 MBC 보도 직후 입장을 내고 “A 교사 인터뷰는 익명 뒤에 숨은 일방적 주장을 넘어 악마의 편집이라는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며 “적어도 MBC가 공정한 언론이라면 A교사의 증언과 함께 가장 중요한 당사자이자 피해 학생으로 지칭된 B씨의 입장을 함께 보도하는 것이 균형 있는 자세”라고 했다. 그러면서 “MBC가 ‘공영방송이란 탈을 쓰고 실제로는 특정 진영의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해 깊이 성찰해 보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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