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가 1일 기자들 앞에 선 모습. ⓒ연합뉴스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가 1일 기자들 앞에 선 모습. ⓒ연합뉴스

박성제 전 MBC사장이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BC의 김재철은 사장된 후 청와대에 불려가 ‘조인트를 맞고 매를 맞았다’고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증언한 적 있다. 좌파 세력 청소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얘기”라며 “누가 조인트 까고 매를 때렸겠느냐”고 되물은 뒤 “대변인하다가 홍보수석으로 승진한 이동관이었겠죠”라고 적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가 임명될 경우 ‘조인트’ 사건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은 <신동아> 2010년 4월호에서 “이번 (MBC) 인사는 김재철 사장 (혼자 한) 인사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김 사장이 좌파들한테 얼마나 휘둘렸는데. 큰집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만들어진 인사입니다)”라고 말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김 전 이사장은 2012년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2010년 3월 김재철 사장 선임 과정과 관련해 “청와대 뜻과 무관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였다”고 말했으며, 당시 <신동아> 인터뷰에 대해선 “큰집이라는 표현은 한 적이 없고, 김재철 사장이 청와대(큰집)에서 혼쭐(조인트)이 난 뒤 그전까지 없었던 임원 인사안을 급하게 가져왔다는 뜻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10년 3월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은 2017년 11월5일자 ‘MBC 방송장악 관련 청와대 홍보수석실 관련성 검토’라는 제목의 수사보고서에서 2010년 3월2일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문건에 대해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실질적인 문건 작성 지시자로 추정된다”며 “홍보수석실에서 국정원을 통해 MBC에 대해 청와대의 지시를 잘 따르는 경영진을 구축하고 정부 비판 방송을 제작하는 기자·PD·간부진을 모두 퇴출시키는 등 방송사 장악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썼다. 당시 홍보수석이 이동관 후보자다. 

이 같은 점을 종합하면 향후 방통위원장 청문회에서 2010년 당시 이동관 홍보수석이 MBC 인사에 깊이 개입해 MBC를 장악했던 것 아니냐는 질의가 집중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박 전 사장은 2008년 당시 ‘청와대 KBS 사장 면접’ 논란도 다시 거론했다. 2008년 8월17일 이동관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 유재천 KBS 이사장,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만났다. 경향신문은 당시 만남을 두고 “이들이 KBS 전현직 임원 4명과 만나 새 사장 인선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KBS 사장 후보들을 사전 면접한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관련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 전 사장은 당시를 두고 “청와대와 방통위가 공영방송 사장 면접시험을 직접 치른 것으로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며 “며칠 뒤 경향신문 특종으로 면접 사실이 알려지자, 사장으로 점찍었던 김은구 KBS 사우회장을 낙마시키고, 이병순씨를 사장으로 만들었다”면서 “당시 이동관 대변인은 정정길 비서실장을 자신이 모시고 나갔다고 인정했다. 물론 ‘KBS 현안을 청취하는 자리’였다고 거짓말을 했다. 나중에 영포빌딩에서 나온 문서에 의해 당시 정황이 다 밝혀졌다”고 적었다. 결국 이동관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이 되면 ‘역할’만 바뀐 채 다시금 尹정부에서 ‘대통령실 KBS 사장 면접’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박성제 전 사장은 “이동관씨의 ‘공산당 기관지는 언론이 아니다’라는 발언은 탄핵감이다. 정부 여당이 KBS, MBC를 맨날 ‘민주당 방송’이라고 비난했는데, 이번에는 공산당 기관지라고 했으니, ‘민주당이 공산당이다’라는 얘기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전 사장은 “아직 방통위원장이 안 됐지만 지명 후에 이런 위헌적 망언을 했으니 인사청문회에서 낙마시키지 못하더라도, 위원장이 된 후에 바로 탄핵시켜야 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