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종이신문에 쏟는 자원을 대폭 축소하는 등 조직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종이신문 중심의 생산 공정과 인력·직무를 전환하여 비효율을 줄이고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최우성 한겨레 사장은 최근 사내에 “올해 회사 상황이 어렵대도 당장의 수지 방어에만 매달리지 말고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한 ‘전환 경영’ 토대를 단단히 다지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뜻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여러 차례 밝혔다”며 “지난 6월 경영설명회에서 종이신문에 쏟는 에너지, 즉 인력, 재원, 투자 등을 전체의 20% 이하로 줄이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명시적으로 말씀드린 배경”이라고 밝혔다.

▲ 최우성 한겨레 사장이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재령 기자.
▲ 최우성 한겨레 사장이 지난 4월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재령 기자.

최 사장에 따르면, 체질 개선 작업은 △직무, 인력, 공정을 다시 짜는 작업 △종이신문과 디지털 상품을 재정비하는 작업으로 나뉘며, 지난주부터 한겨레 경영관리본부 경영기획실이 중심이 돼 직무, 인력, 공정을 세밀히 분석하고 직무, 인력 전환을 준비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기존 종이신문 생산·유통 관련 직무와 본부별, 국실별로 흩어진 관리·지원 직무가 조직 혁신 대상이다. 프로젝트 기간은 약 3개월로 한겨레 사측은 오는 9월 말까지 회사안을 마련한 뒤 4분기에는 노조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최 사장은 “직무 전환, 재배치 논의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판도라 상자를 여는 행위일지도 모른다”며 “아무리 부담스럽고, 논의 과정에서 많은 저항과 갈등의 목소리가 전면에 등장한다 해도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 한겨레가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는 회사’로 남을 순 없다”고 했다.

▲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최 사장은 종이신문 및 디지털 상품 재정비 계획에 관해서도 “주 5일 발행 체제 도입 여부도 포함된다”며 “단지 상품 축소나 비용 절감이 아니라 우리 상품 품질을 더욱 끌어올리는 작업과 함께 진행할 생각이다. 내년 3월이면 한겨레21 창간 30년이다. 한겨레21 포지셔닝 정비 작업과 맞물려 주5일 발행을 전향적으로 고민할 최상의 적기”라고 했다.

한편, 한겨레는 올해 상반기 47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적자 폭이 20억 원 이상 늘어났다. 최 사장은 “하반기에도 허투루 쓰이거나 방만하게 운영되는 제도는 없는지 살펴 최대한 씀씀이를 줄이는 한편, 매출 증대에 총력을 기울여 조금이라도 실적이 더 개선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아울러 자회사 정비에도 공을 들여 한겨레 네트워크 전체 차원의 체질 개선과 수익성 향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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