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 시절 성추행 전력이 있는 이종국 전 KBS 대전방송총국 보도국장이 지난 1일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에 임명돼 논란이다. 이종국 센터장은 국민의힘 대전시장 선거 캠프 출신으로 확인돼 미디어교육 기관의 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논란도 예상된다.

이종국 센터장은 지난 1일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에 임명됐다. 대전 시청자미디어센터는 시청자미디어재단 산하의 지역별 센터 중 하나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미디어교육과 장애인방송지원 등을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산하기관이다. 

이종국 센터장은 KBS 대전총국 보도국장을 지낸 이후 기자 시절이던 2015년 대전 서구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여성을 성추행하고 소동을 피워 경찰로부터 테이저건을 맞았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종국 KBS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죄송하다. 한번만 봐 달라”고 했다.

▲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전경. 사진=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전경. 사진=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대전여성단체연합은 8일 성명을 내고 “과거 이런 만행을 저지르고도 어떤 해명이나 반성 없이 대전지역 시청자들의 방송 참여와 권익 증진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시청자미디어센터의 대표자로 선임될 수 있는지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과거 만행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확인 절차를 거쳐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과거 이력 조회 등의 절차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종국 센터장은 2022년 당선된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 캠프 출신이기도 하다.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는 대전과 충청도 일부 지역에 학교 미디어 교육을 전담하는데 정치권 출신 인사가 센터장으로 임명돼 ‘적절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미디어오늘은 이종국 센터장에게 과거 성추행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이종국 센터장이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인사분야 관계자는 “채용 공고를 할 때 국가공무원법에 의한 결격 사유에 해당되는 여부 등에 대한 자격기준이 있다”며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지역 시청자미디어센터의 ‘낙하산’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지역 센터장, 시청자지원본부장, 경영기획실장 등 고위직에 외부인사 지원이 가능한 ‘개방형 채용’을 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낙하산 인사’를 위한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정부여당 출신 낙하산 인사들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초대 이사장으로 임명된 이석우 전 이사장은 국무총리실 비서실장 출신으로 임명 이후 인사 비리 등으로 논란이 된 끝에 사퇴했다. 자유한국당 보좌관 출신의 부장은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아 면직됐다. 문재인 정부 때는 서울신문 기자 출신으로 총리실 공보실장을 지낸 이석우 본부장(이석우 전 이사장과 동명이인)이 임명됐다. 

시청자미디어재단 출신의 한 관계자는 “지역센터의 경우 지역에서 예산 지원을 받는 센터들이 있다. 이 경우 지자체의 입김에서 자유롭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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