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전시장 선거 캠프 출신이자 KBS 기자 시절 성추행 전력이 있는 이종국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이 자진 사퇴했다.

이종국 센터장은 임명 2주 만인 지난 14일 시청자미디어재단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는 시청자미디어재단 산하 지역별 센터 중 하나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미디어 교육과 장애인 방송 지원 등을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이다.

이종국 센터장은 KBS 기자 시절이던 2015년 대전 서구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여성을 성추행하고 소동을 피워 공무집행방해와 추행, 폭행 등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현장에서 경찰로부터 테이저건을 맞기도 했다. 

그가 지난 1일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장에 선임되자 대전여성단체연합은 “만행을 저지르고도 어떤 해명이나 반성 없이 대전 지역 시청자들의 방송 참여와 권익 증진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시청자미디어센터 대표자로 선임될 수 있는지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전경. 사진=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전경. 사진=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이종국 센터장은 2022년 당선된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 캠프 출신이기도 하다.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는 대전과 충청도 일부 지역에 학교 미디어 교육을 전담하는데 정치권 출신 인사가 센터장으로 임명돼 적절성 논란도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이종국 센터장의 범죄 전력이 국가공무원법에 따른 센터장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지 살펴보던 중 이종국 센터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14일 사표를 수리하고 현재 새 센터장을 채용하기 위한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현재 어떤 식으로 (채용을) 진행해야 하는지 내부 검토 중”이라며 “검토 후 공모로 할지 다른 방법으로 할지 결정할 것 같다”고 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의 낙하산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재단은 지역 센터장, 시청자지원본부장, 경영기획실장 등 고위직에 외부 인사 지원이 가능한 개방형 채용을 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다는 취지와 달리 낙하산 인사를 위한 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지역 센터의 경우 지자체 입김에서 자유롭기 힘든 구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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