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경찰의 광양제철소 조합 간부 유혈 진압에 책임을 물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논의 불참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JTBC 앵커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한국노총을 친구라고 했으나 취임 후 강경대응해왔다며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개혁이 가능하냐고 쓴소리했다.

이에 반해 TV조선은 이참에 양대노총 대신 다른 대화 틀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 사실상 노동계 분리대응을 제안해 전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박성태 JTBC 앵커는 지난 7일 저녁 메인뉴스 <뉴스룸> ‘다시보기’ 코너 ‘‘친구’ 한국노총의 손절 선언’에서 한국노총이 민주노총과 달리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고, 지난 대선 때도 일부 지역에서는 공개적으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박 앵커는 “대통령도 후보 시절, 한국 노총을 찾아가 ‘친구’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 2021년 12월15일 한국노총을 방문해 실시한 정책간담회에서 “지난번에 처음 방문했을 때, 우리 한노총에 제가 친구가 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처음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박 앵커는 “그런데 그 친구가 오늘, ‘손절’ 선언을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경사노위는 유감이라며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고 한 점을 들어 “그러면 과연 그동안 친구는 대화를 했었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앵커는 “대통령은 늘 강경대응만 강조했고, 장관도 국정 과제 완수만 외쳤고, 경찰청장은‘캡사이신 분사기’까지 얘기했다”며 “친구에게 고춧가루를 뿌리면서 대화할 수 있을지”라고 지적했다.

▲박성태 JTBC 앵커가 지난 7일 저녁 뉴스룸에서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대화 중단 선언에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엔 한국노총을 친구라 했는데, 취임후엔 강경대응을 하고 있다며 대화없는 밀어붙이기식 개혁이 가능하겠느냐고 쓴소리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박성태 JTBC 앵커가 지난 7일 저녁 뉴스룸에서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대화 중단 선언에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엔 한국노총을 친구라 했는데, 취임후엔 강경대응을 하고 있다며 대화없는 밀어붙이기식 개혁이 가능하겠느냐고 쓴소리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박 앵커는 윤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 중 전태일 열사를 찾기도 했다면서 “당시 거대 노조에 대한 반감도 보였고 대신 노동계의 양극화를 해결하겠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조명했다. 박 앵커는 “하지만 윤석열식 노동개혁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 대화 없이 힘으로만 밀어붙이는 개혁이 과연 가능할지, 디테일이 없는 선언은 늘 공허하다”며 “윤 대통령이 그렇다고 양극화의 다른 한쪽(비정규직)을 만난 것도 아니다”라고 촌평했다.

MBC는 같은 날짜 <뉴스데스크> ‘정부가 갈등 유발‥대화 재개 난망’ 리포트에서 성장경 앵커가 “윤석열 정부가 그동안 이어온 노동계를 향한 강경 기조를 생각하면 오늘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중단 결정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지적했다. MBC는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천명한 노동정책 원칙은 ‘대화’가 아닌 법과 질서였다며 지난해 말 화물연대 파업 이후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었고, 정부는 노조의 회계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3대 부패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특히 MBC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시작된 천막 농성은 결국 1년을 넘긴 점을 들어 “노사 갈등을 중재해야 할 상황에서도 정부는 없었다”며 “법과 원칙을 내세운 대통령의 발언 앞에 노동 전문가를 자처한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이나 한국노총에서 평생을 몸담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MBC가 지난 7일 저녁 뉴스데스크에서 한국노총의 대화중단 선언은 정부가 갈등을 유발했다면서 예견된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MBC가 지난 7일 저녁 뉴스데스크에서 한국노총의 대화중단 선언은 정부가 갈등을 유발했다면서 예견된 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이에 반해 TV조선은 아예 대화의 대상으로 다른 노동자 대표을 찾아봐야 한다고 해 노동계 분리 대응설을 제시했다. TV조선은 <뉴스9> ‘노조없는 대화기구…노동개혁 영향은?’에서 신동욱 앵커가 “노동계에선 다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이참에 양대노총 중심의 사회적 대화기구를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신 앵커는 “전체 노동자의 80%가 넘는 비노조원과 MZ 세대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대화의 틀을 만들때가 됐다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TV조선은 리포트에서 “노동계에선 이참에 정규직 중심 양대노총 대신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들자는 주장도 나온다”며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이 ”사회적 대화의 주체를 다변화하는 그런 노력이나 시도가 앞으로 더 있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한 육성을 소개하기도 했다.

▲TV조선이 지난 7일 저녁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대화중단 선언에 양대노총 대신 새로운 대화의 틀을 짜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TV조선이 지난 7일 저녁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대화중단 선언에 양대노총 대신 새로운 대화의 틀을 짜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채널A는 불법집회시위를 안하면 안되느냐고 말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는 이날 메인뉴스 <뉴스A>에서 한국노총의 정부와 대화 전면 중단 선언에 ”노조가 불법 집회 하면 정부가 진압하다 불상사가 벌어지고 그러면 대화 중단되고, 또 반발해 불법시위“한다며 ”집회 시위는 국민의 기본권이지만 소음과 교통체증을 겪지 않고 싶은 다른 사람의 권리도 또 중요하니까요“라고 선을 그었다. 동 앵커는 ”법과 질서를 지키며 내 뜻을 알릴 수는 없는 걸까요“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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