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단장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출국하자 객관적이고 충분한 검증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지 않은 채 들러리만 서고 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일본 오염수 10리터를 마셔도 괜찮다는 영국 학자를 전문가로 초청한 국민의힘에는 조선총독당이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21일 일본 후쿠시마 현지로 떠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시찰단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직접 시료채취 불가, 시찰단원 명단 공개 불가, 민간전문가 동행 불가, 동행취재 불가 등의 입장을 밝혀 논란이다.

유국희 시찰단장은 시료채취와 관련해 “이미 갖고 있다”며 “하나는 오염수와 관련된 시료가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있는 시료”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것이 있느냐는 질의에 유 단장은 “시료는 최근 것이 있지는 않”다며 “기본적으로 탱크에 보관되어 있는 시료들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시료의 대표성에 대한 측면을 저희들이 확인할 수는 있다”고 해명했다. 확보시점을 묻자 유 단장은 “작년에 국내로 들어와서 도입을 하고 있고, 분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에 직접 시료채취 요청을 하긴 했느냐는 질의에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시료 채취 부분은 이미 확보해 분석하고 있고, IAEA하고 국제사회가 공조를 통해서 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별도로 하겠다는 부분은 신뢰성 문제라든지 국제 관계에서 고려할 부분이 있어 시료 채취 부분은 이번 회담 때 추가로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예 직접 시료 채취를 요청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민간전문가가 빠진 이유를 두고 박구연 1차장은 “안전성 검증을 위해서 다년간에 걸쳐서 지금 전문가들이 활동을 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사후 모니터링 같은 작업을 해나가야 해서 연속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계속 하시던 분들이 가도록 설계했다는 의미”라며 대신 시찰단이 확인한 정보를 민간 자문단이 확인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민간전문가 참여 요청을 안한거냐는 질의에 박구현 차장은 “당연히 처음에 실무 할 때는 저희 쪽에서 민간 전문가들 참여를 일본 측과 협의했고, 다만 일 측에서 여러 가지 안전상 문제라든지 고려해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저희도 그 일을 해오던 사람들이 가서 직접 확인하고 이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는 민간 전문가는 포함하지 않는 걸로 합의했다”고 해명했다.

▲박구현(왼쪽)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과 유국희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이 지난 19일 후쿠시마 현장 시찰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정부e브리핑 영상 갈무리
▲박구현(왼쪽)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과 유국희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장이 지난 19일 후쿠시마 현장 시찰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정부e브리핑 영상 갈무리

시찰단 명단을 왜 비공개했는지를 두고 박구현 차장은 “참여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실무자분들”이라며 “(이들이) 큰 불편함 없이, 심적으로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현재까지는 명단 자체를 설명을 안 드렸고, 나중에 국회 협의 등 과정에서 또 추가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 국민적인 관심 사안이자 안전과 관계된 우려를 해소하는 과정에는 정부와 다른 견해를 가진 민간 전문가 그리고 시민단체의 참여가 필수적인데, 왜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박구현 차장은 “그것이 민주적인 절차이고 필요한 과정이라고 이해를 합니다만 이 건의 경우 어떤 최종적인 의사결정이나 그 과정을 판단하는 게 아니고 해당 전문가들이 지금까지 해온 작업을 현장에 가서 확인하는데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까지 확대해석을 않으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며 “믿어주시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취재진 동행도 하지 못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박구연 국무1차장은 “실무적으로 논의했으나 굉장히 위험 시설이고, 협의 결과 국내 언론이 일본을 가시는 것은 문제가 없겠으나 실제 시찰 활동의 현장에 들어가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결정이 났고, 협의가 됐다”고 답했다.

이 같은 모습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오전 국회 본관 당 대표 회의실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체에 유해한 일본 오염수 방출이 적절하지 못한 부당한 행위임은 분명하다”며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위해 철저하고 투명한 오염수 검증이 반드시 필요한데도 그런데 윤석열 정권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검증의 핵심인 시료채취를 처음부터 포기했다”며 “오히려 일본의 시료채취 거부가 타당하다는 입장까지 낸 것으로 보인다. 시찰단 명단은 꼭꼭 숨겨놨고, 취재진 동행도 전혀 없었다. 누가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숨겨놓았다. 이런 방식으로 도출된 결과를 우리 국민들께서 신뢰할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를 3무 깜깜이 시찰이라고도 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이 일본이 짜놓은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우려된다”며 “일본 오염수 투기의 병풍을 서줘서는 결코 안된다”며 “일본 심기 경호할 것이 아니라 안전을 지켜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출국과 관련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병풍서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출국과 관련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병풍서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같은 당의 박광온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정부 여당의 자세가 우리 국민 편에 서있는지 국민들은 의아하기 짝이 없다”며 “이번 시찰이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에 혹시라도 명분을 주는 역할을 한다면 그 과거에 대한 국민적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엄중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후쿠시마 오염수가 그렇게 깨끗하고 양질의 물이면 기시다 총리는 이것을 후쿠시마표 오염생수로 미국에 수출하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자민당 형제당이냐, ‘후쿠시마 오염수 10리터를 마셔도 좋다’고 한 영국 사람을 왜 국민의힘이 불러다 선전선동 홍보하느냐”고 성토했다. 정 의원은 “일본 자민당이 할 일을 일본 국익을 위해 왜 국민의힘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나서느냐. 조선총독당이냐”며 “윤석열 정권 정신차리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셔도 괜찮다고 주장하는 영국 학자를 불러다 홍보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조선총독장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셔도 괜찮다고 주장하는 영국 학자를 불러다 홍보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조선총독장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박찬대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시찰단장인 류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출국전 인터뷰에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도 저희의 역할이라며 과학적 접근을 통해 우리가 본 것이 무엇인지, 추가확인할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설명하면 국민도 많이 신뢰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한 부분을 문제사았다. 박 의원은 “시찰단의 목표가 오염수 안전성 검증이 아니라 우리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로 들린다”며 “직접 검증할 수단과 방법이 전혀없는 시찰단의 설명을 어떻게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는 “시찰단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이용당할 것을 불보듯 뻔하다”며 “그런데도 굳이 시찰단 보내는 이유는 윤석열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겠다는 뜻으로밖에 설명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태도를 두고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변하기는커녕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을 대변하고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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