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과 특정 사모펀드 운영사의 관계에 불법 정황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SBS 단독 보도에 대해 SK그룹이 “정상적인 인수합병 과정을 곡해하고 회사와 경영진을 악의적으로 다뤘다”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SBS 탐사보도부 ‘끝까지판다’팀은 지난 7~8일 ‘[단독]’을 붙인 총 8개 보도를 통해 SK그룹과 사모펀드 운용사 ‘알케미스트’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다. 알케미스트가 SK측과 지속적인 거래를 하면서 수익을 가져가는데,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정황들이 다수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 2023년 3월7일 SBS 8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 2023년 3월7일 SBS 8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SBS가 주목한 것은 거래 과정에서의 불법성이다. SBS는 각종 문건을 통해 SK하이닉스가 알케미스트를 통해 인수한 반도체 회사 ‘키파운드리’ 관련 거래 과정을 설명하며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회사 ‘키파운드리’를 직접 인수할 계획이 애초에 있었고, 알케미스트를 통하는 형식적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SBS는 “(입수 문건에) 전략적 투자자인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 경영진을 사전에 내정한다는 내용과 SK측과 운용사 관계자들이 만나 키파운드리 경영진 인사를 논의한 내용까지 적혀있었다”며 “투자 대상 기업의 인사 등 경영은 운용사 고유 업무로, 투자자 관여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지적했다. 

▲  2023년 3월7일 SBS 8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  2023년 3월7일 SBS 8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해당 거래에 공동으로 참여한 운용사 ‘그래비티’와 알케미스트의 협약서 내용도 공개했다. SBS는 “SK는 자신들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알케미스트가 가능한 눈에 띄지 않도록, 밖으로 알려지지 않게 숨기려고 노력했던 정황이 확인됐다”며 ‘당시 알케미스트 존재가 부각되지 않도록 또 다른 운용사인 그래비티가 필요했다’는 해당 거래 관련자의 증언을 실었다. 

SBS는 알케미스트가 지금까지 인수했던 기업 모두 SK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회사들이라는 점을 밝히며 “그 운용사(알케미스트)에는 SK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은진혁’씨가 깊숙히 관련돼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했다. 이후 알케미스트의 최대 주주를 추적하고, SK와의 연관성을 찾아내는 과정을 보도했다. 보도 중간에는 SK측과 알케미스트측의 입장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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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3월8일 SBS 8뉴스 방송화면 갈무리. 

이에 SK측은 지난 9일 “해당 보도는 SK하이닉스 등 멤버사들의 정상적인 인수합병(M&A) 과정을 곡해했다”며 “SK는 방송에 나온 모든 거래를 적법한 절차와 합리적 판단에 따라 진행했으며, 법에서 금지하는 어떠한 행위도 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SBS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납득할 만한 근거와 자료를 토대로 설명했으나, SK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SBS 보도는 회사와 경영진을 악의적으로 다뤄 명예를 훼손했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사실관계를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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