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구 더탐사 기자. ⓒ더탐사 유튜브 화면 갈무리
▲강진구 더탐사 기자. ⓒ더탐사 유튜브 화면 갈무리

검찰이 인터넷매체 더탐사 강진구 기자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에 일명 ‘청담동 술자리’ 의혹 보도 명예훼손 혐의를 포함했다. 그러나 정작 의혹 보도의 허위를 입증할 근거로 예상했던 첼리스트 A씨의 경찰 진술이 구속영장청구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영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에 대한 2차 가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구속을 주장했다. 강 기자의 구속영장실질심사는 22일 오전 10시30분 열린다.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이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47쪽 분량의 구속영장청구서에 의하면 강진구 기자의 혐의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폭력행위등처벌법 위반(공동주거침입),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면담강요) 등이다. 지난해 12월 첫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될 당시 적용한 주거침입 혐의에 더해 이번에는 ‘청담동 술자리’ 보도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와 스토킹 혐의 등을 추가했다. 

그러나 영장에는 ‘청담동 술자리’ 보도가 허위라는 근거가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 “피해자들(윤 대통령‧한 장관)은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과 소위 청담동 술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없었고, 피의자(강진구) 등 더탐사 관계자들과 제보자는 구체적 일시와 장소, 실제 동석자 등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첼리스트(A씨)를 상대로 소위 팩트체크를 한 사실도 없으며 청담동 술자리가 실재한다는 어떤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적시하는 수준에 그쳤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해 11월24일 “경찰 등에 대한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이날 오후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본인이 한 말이 거짓말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A씨는 이날(23일) 경찰에서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A씨의 전 남자친구 휴대전화 등을 포렌식 해 A씨가 당시 전 남자친구에게 말한 내용이 거짓이라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영장에는 A씨의 경찰 진술이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 더탐사 보도를 허위로 볼 구체적 증거를 적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박대용 더탐사 기자는 “우리는 A씨가 경찰 진술 당시 (주요 질의에) 노코멘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A씨 진술이 영장에 없는 게 너무 수상하다. 당시 조선일보는 무슨 근거로 기사를 쓴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대신 영장은 강진구 기자의 ‘악의’를 강조했다. 검찰은 “피의자는 구속영장 기각 이후 현재까지 청담동 술자리가 실재했으며, 이를 은폐하려는 세력이 있는 양 암시하는 방송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으며, 이는 피해자(윤 대통령‧한 장관)들에 대한 2차 가해”라고 했으며 “피의자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다른 유사 유튜버들에게 ‘공익 제보 흉내만 내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 결과 “사회에서 격리하지 않는 한 추가 피해 발생을 예방할 만한 적절한 수단을 강구하기 어려워 구속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더탐사는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에 입장을 내고 “경찰이 청담동 술자리 의혹 사건 취재를 해온 담당 기자를 구속하려는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취재를 막으려는 외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했으며 “지난해 10월24일 첫 보도 전에 청담동 술자리 참석자인 이세창 씨와 첼리스트를 상대로 전화와 문자 등을 통해 확인 취재를 했다. 이세창씨는 청담동 술자리를 사실상 시인했고, 첼리스트가 노코멘트했다는 것은 기록으로 모두 남아 있다”며 취재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첼리스트가 말한 술자리는 있었고, 윤석열, 한동훈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 공직자가 국회 등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참석 사실을 부인하긴 했지만 객관적인 입증 자료는 아무것도 제시한 바가 없다”고 했으며 “첼리스트는 11월23일 경찰 조사에서 윤석열, 한동훈 두 사람을 목격한 부분에 대해 노코멘트했다고 경찰에 진술했으며, 더탐사 기자에게는 한동훈 장관이 두려워 진실을 말할 수 없으며, 정권이 끝난 뒤 알리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고 했다. 

더탐사는 “첼리스트는 12월7일 더탐사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 윤석열, 한동훈 장관을 목격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며, 12월 8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도 같은 취지의 인터뷰를 했다”며 “(우리는) 첼리스트가 7월20일 새벽 남자친구에게 말한 처음 말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있는 것이 회유나 압박 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을 말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가 취재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강진구 기자가) 첼리스트가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사실을 이용해 회유 겁박해 진술 번복을 기도하며 증거를 조작하고, 번복시킨 진술을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재생산해 기존 진술의 신빙성을 약화시키는 등 증거를 오염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