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멘토이자 당권 도전에 나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신평 변호사가 안철수 의원의 당 대표 당선시 윤 대통령이 탈당하고 분당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고해 논란이다.

안 의원과 안 의원 측 인사들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발하고 나섰고, 당의 분열을 가하는 위험한 발언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신 변호사는 지난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에도 안철수 의원을 불신했으며, 정부 출범 이후 여러 어려운 과제가 속출했을 때도 안 의원이 정부 편에 서서 돕기 보다 국정의 방관자로 일관했다고 평가했다. 신 변호사는 “그러면서 안 의원이 느닷없이 자신이 당 대표가 되어서 윤 정부를 돕겠다는 말을 한다”며 “그러나 이는 어떤 면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심지어 조롱의 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신 변호사는 이어 “만약에 안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어찌 될 것인가”라며 “경우에 따라서, 윤 대통령은 국힘당을 탈당하고 정계개편을 통한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심판적 의미를 갖는 총선을 자신을 간판으로 내거는 선거로 하고 싶은 강렬한 희망과 의지를 포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해서 윤 대통령과 같이 하기를 원하는 세력이 떨어져나가고 난 다음, 국힘당은 안 의원과 이준석 전 당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의 연합당으로 변모할 것이고, 이 당이 어떤 정치적 의미를 가질지는 대강 짐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평 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자료화면 영상 갈무리
▲신평 변호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자료화면 영상 갈무리

신 변호사는 ‘윤핵관’를 두고도 “이준석 전 당 대표가 넣은 대단히 불순하고 표독한 의미가 담겨있”다면서 “정치지도자가 국정운영을 해나갈 때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여기저기 쓰지 않을 수 없는데, 유독 윤 대통령에게만 한정해서 그가 쓰는 심부름꾼을 ‘윤핵관’으로 지칭하여 가혹하게 비난하는 것은 결코 정당성을 가지기 어렵다”고 썼다. 그는 “이것 역시 윤 대통령을 ‘정치초짜’라고 하여 일거수 일투족까지 폄하하는 못된 심보에서 나온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실현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전화연결에서 “사실은 신평 변호사께서 밝힐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실현될 수 없는 이야기라는 말이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안 의원에 공개 지지를 한 당 최고위원 후보 문병호 전 의원도 신 변호사 비판에 가세했다. 문 전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상식에 어긋난다. 안철수 후보가 대표 안 되면 탈당해서 신당(창당)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문 전 의원은 ‘그만큼 윤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를 불신한다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그런 면도 있겠죠”라면서도 “(윤 대통령에 표를 준) 국민들이 ‘구태정치, 과거정치를 바꿔라, 대한민국을 바꿔라’ 이런 주문을 했는데, … (대통령의 행보는) 아직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아직까지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구 정치와 어떤 크게 인연도 없고 대치 상태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좋은 그림을 그릴 수가 있는데, 아직까지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쪽 인사로 알려진 당 대표 후보인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 변호사의 안철수 대표 당선시 윤 대통령 탈당설을 두고 “이건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기냐”며 “김기현 의원은 뭐 하고 있느냐. 이 정도까지 됐으면 바로 해촉시켜야 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천 위원장은 “김기현 캠프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매우 위험한 게(이유는) 대통령과 일체감을 가장 강조하는 후보”라며 “이게 자칫 잘못하면 친윤, 주류 윤핵관들이 이 얘기를 용인하고 있는 걸로 오해가 될 수가 있다”고 분석했다.

천 위원장은 “신평 변호사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이슈 던져놓고 정신 못 차리고 막 인터뷰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대통령실과 교감을 했다’고 한다”며 “무슨 위험한 얘기냐. 우리 당원들이 이거 겁나서 살겠느냐”고 반문했다. 천 위원장은 “지금까지도 (신 변호사를 후원회장에서) 안 자르고 있다는 것은 전당대회가 어떻게 되든 난장판이 되든 상관없이 안철수 의원에게 확실한 반윤 딱지를 붙이겠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안철수랑 결코 함께 갈 수 없다는 딱지를 붙이겠다는 건데 이렇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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