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이라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관계에 맞는 표현이라며 옹호하자 기자들이 ‘대통령 발언으로써 부적절하지 않느냐’, ‘외교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고 반론성 질문을 하는 등 설전을 벌였다.

주 원내대표는 계속 시비걸거나 문제삼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라면서도 “없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일부 문제점을 시인하기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에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을 두고 “이 발언은 사실관계 맞는 발언”이라며 과거 정치인이나 언론의 보도 내용을 사례로 들었다.

주 원내대표는 △2018년 1월2일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이 TBS 라디오에 나와서 ‘아랍에미리트의 주적은 이란’이라고 언급 △지난해 5월10일 연합뉴스에도 ‘이란의 주적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라 표현 △2020년 8월24일자 조선일보에 ‘이란 위협 앞에 아브라함의 이름으로 손잡는 아랍과 이스라엘’, ‘안보 때문이다, 최대 위협 이란을 막기 위해서’라고 표현 △2020년 1월9일 중앙일보엔 한국을 적으로 명시, UAE도 적국으로 명시한 보도 △2019년 7월8일 동아일보 ‘UAE는 이란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평소 이란을 주적으로 여겨왔다. UAE의 위협으로 작용했다’고 보도 △2018년 2월 월간조선 이란을 ‘자국 안보에도 가장 위협적인 나라’로 간주하고 있고 ‘아랍에미리트의 가장 위협적인 주적은 이란이다’라고 보도했다고 나열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 앞에서 연 원내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의 사실관계는 맞는다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 발언으로서는 부적절한 것 아니냐, 외교상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 없었으면 좋았겠다면서도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 앞에서 연 원내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의 사실관계는 맞는다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 발언으로서는 부적절한 것 아니냐, 외교상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 없었으면 좋았겠다면서도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주 원내대표는 “우리나라가 이란을 주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고, UAE를 지원하기 위해 나간 아크부대에서 아랍에미리트의 안보 현실이 이렇다는 것을 주지시킨 것일 뿐이며, 이런 국내 언론보도에 이란 정부가 아니라고 반박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사실관계에 기인하지도 않으면서 순방 성과를 폄훼하기 위해 민주당이 집요하게 이간질을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 반론도 나왔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245호 앞에서 연 브리핑에서 ‘주 원내대표의 발언과 달리 UAE와 양국의 교역량도 많고, 적이라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으며, 대통령이 당사국에 가서 신중하게 (얘기)했어야 했는데 그런 발언을 한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공감하지 않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모든 현상에는 비판하려고 하면 다 할 수 있다”며 “5가지 넘는 예를 들지 않았느냐. 오히려 이런 식으로 문제제기 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답했다.

다른 기자가 ‘그러면 외교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보느냐’고 반문하자 주 원내대표는 “그거는 이제, 없는 게 훨씬 좋겠죠”며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자꾸 이런 거를 (얘기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 발언의) 팩트는 틀린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예를 다 들었지 않느냐”며 “국내에서 시비거는 것 자체가 나는 별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 앞에서 연 원내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의 사실관계는 맞는다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 발언으로서는 부적절한 것 아니냐, 외교상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 없었으면 좋았겠다면서도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본관 245호 앞에서 연 원내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의 사실관계는 맞는다고 한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 발언으로서는 부적절한 것 아니냐, 외교상 문제가 없다고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 없었으면 좋았겠다면서도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한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 외교와 안보의 최대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4일 서면브리핑에서 이란 외무부가 윤 대통령 발언에 ‘한국 정부는 실수를 바로잡으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불충분했다’고 밝힌 점을 들어 “대통령실은 ‘오해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 했지만, 결국엔 국민의 깊은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적을 줄이고 친구를 늘리는 것이 외교의 기본인데, 윤 대통령은 적을 늘리는 외교를 하고 있으니 이것이 가치 외교이냐”며 “국민의힘은 제2의 외교 참사에도 또다시 ‘맞는 말’이라며 윤 대통령 엄호에 나서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 외교와 안보 최대 위협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언제까지 초짜 대통령의 초보적인 실수로 첨예한 외교 관계에서 국격과 국익이 멍드는 것을 보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이 사과조차 없다는 점을 들어 오 원내대변인은 “모르면 반성하고, 배우려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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