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21일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임금협상 조정이 결렬돼 파업권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KBS본부는 “이번 파업 찬반투표는 단순한 임금인상을 위한 투쟁이 아니다”라면서 “자랑스러운 우리의 일터를 되찾기 위한 싸움”이라고 밝혔다.

KBS본부가 요구하는 임금인상률은 3.5%지만 사측 제시안은 0.9%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1일 열린 3차 조정에서 ‘기본급 1.4% 인상(소급)과 격려금 50만 원 지급’을 제안했다. 사측은 이를 수용했지만 KBS본부는 거부했다. 중노위 조정이 결렬됨에 따라 KBS본부는 파업권을 획득했고, 26일부터 30일까지 파업 찬반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실시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특보 갈무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특보 갈무리.

KBS본부는 22일 발행한 특보에서 “사측이 얘기하는 경영적자의 주된 이유는 경영진의 전략부재, 위법경영, 무능력에 기인한 것”이라며 “경영실패의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려 한다. 동종업계는 수백억, 수천억의 흑자로 그 성과를 구성원들에게 돌려주고 있는데 KBS만 유독 허리띠 졸라매잔다”라고 했다.

KBS본부는 수신료, 콘텐츠 판매 등 직원들의 성과가 명확하다면서 “대차대조표 좌변우변 맞추는 것은 장사치나 할 일이지, 공영방송의 수장이 할 일이겠는가. 무능과 불신, 무책임한 경영 이번 기회에 반드시 끊어내자”고 했다.

또한 KBS본부는 이번 파업이 단순히 임금인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KBS본부는 “회사를 떠나간 동료들이 부지기수”라면서 “최근 10여 년간 2천 명 넘는 인원이 퇴직했지만 60% 정도만 충원했다. 일이 늘었고 근로조건이 악화하고 있다”고 했다. KBS본부는 “(임금인상은)배부른 외침이 아니다”라며 “합당한 처우에 대한 요구다. 이번 파업찬반투표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 그리고 자긍심에 대한 요구”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긴축 경영으로 자리보전할 장사꾼은 필요 없다”며 “이번 파업 찬반투표는 직원들의 사기진작,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지속가능한 재원 건전성 확보, 뉴미디어시대 생존전략 마련 등 비전과 철학을 제시할 리더십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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