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사가 지난 8일 2020년 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등급별로 나뉘어 있던 ‘시간외실비’는 일괄 8000원으로 적용하고, 그린라이프 연수를 폐지하기로 했다. 

노사합의안은 오는 23일 제971차 KBS 정기이사회 보고안건으로 다뤄진다. 제971차 KBS 정기이사회에서는 직제와 보수 규정 개정, 복리후생 관리규정 개정, KBS 임직원 및 출연자 공적 발언 관련 규정 등 원칙과 실행 관련 보고 요구안이 의결될 예정이다. 

KBS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임금단체협약을 협의해왔다. 합의 결과를 보면 임금 동결과 함께 시간외실비를 기존 5단계 직급에 따라 5600원에서 7700원까지 차등 지급한 것을 일괄 8000원으로 바꿨다. 또 분기별 퇴직(3,6,9,12월)도 월별로 바꿨다. 기존 안식년(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만 59세 구성원 대상)에 들어가기 전 3개월 동안 ‘그린라이프 연수’를 시행했지만 이 또한 폐지했다. 그린라이프 연수와 월별 퇴직 등은 지난 7월 양승동 KBS 사장이 경영혁신안에서 언급한 사안이기도 하다. 

▲ KBS.
▲ KBS.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대의원 모바일 투표를 진행했고 전체 대의원 81%가 참여해 80%가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찬성했음을 알렸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안에 회사가 예고한 ‘연차 촉진’을 저지했음을 알렸다. KBS 사측은 연차를 80% 촉진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본부노조는 이 경우 1인당 최대 1000만원이 넘는 실질 임금 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저지 이유를 밝혔다. 결과적으로 언론노조 KBS본부는 2020년 의무연차 6일 외에 추가 연차촉진은 저지했다고 밝혔다.  

강성원 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수석부본부장은 21일 통화에서 “대내외로 힘든 상황에서 KBS의 경우 임금을 동결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실질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연차 촉진을 막아냄으로써 삭감이 아닌 동결로 합의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어 “또 차등 지급됐던 시간외실비를 8000원으로 적용하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전보다 나은 시간외실비를 지급할 수 있게 됐다”며 “경영혁신안에서 1000명 감축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란 노사 공감대도 합의문에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수노조인 KBS 노동조합은 지난달 18일 성명을 내고 언론노조 KBS본부의 임금협상을 비판했다. KBS노동조합은 “2020년 공공부문 임금 인상률 2.8%와 최저임금 인상률 2.9%에도 못 미칠 뿐더러 사실상 삭감에 준하는 임금을 받게됐다”고 밝혔다. 

소수노조는 2016년부터 5년간 임금협상 결과를 비교하기도 했다. 2016년과 2017년은 소수노조 KBS노동조합이 임금협상을 했다. 특히 2016년 임금은 동결됐지만 경영성과 인센티브와 복지카드액을 30만원 증액한 것을 내세웠다. 2017년 임금협상에서는 총액대비 3.5% 인상과 설 추석 상여금을 각 235만원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소수노조 KBS노동조합은 이번 임금협상을 두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노사합의, 마이너스 임금협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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