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하는 교사들이 이태원 참사 후 어떻게 미디어를 이용해야 하는지를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KATOM)는 ‘재난 상황에서 디지털 시민을 위한 미디어 이용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배포했다. 가이드라인은 어린이 청소년은 물론 시민들이 참사 이후 미디어 이용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담은 내용이다. 

가이드라인은 관련 뉴스 및 영상 시청시 유의사항은 물론 온라인 공간에서 게시글 작성 시 유의해야 할 점 등을 다뤘다.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재난 상황에서 디지털 시민을 위한 미디어 이용 가이드라인’.
▲ ‘재난 상황에서 디지털 시민을 위한 미디어 이용 가이드라인’.

△ 반복적으로 재난과 관련된 뉴스 및 영상을 보는 것을 중단합니다
△ 비극적인 장면을 함부로 촬영하거나 공유하지 않습니다 
△ 특히 어린이들이 직접 볼 수 있는 곳에 충격적인 장면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 피해자의 사진이나 개인정보를 게재하지 않습니다.
△소문, 거짓 정보, 추측성 보도, 모욕적인 메시지를 생산, 공유하지 않습니다 
△ 특정 지역, 집단에 대한 차별을 부추기는 혐오표현이 있는지 점검합니다 
△ 댓글을 반복하여 읽거나, 다른 이용자와 불필요한 언쟁을 벌이지 않습니다 
△ 디지털 시민의식은 공동체 위기극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참사 직후 어린이 청소년들이 현장의 충격적 영상을 여과 없이 접하는 상황에서 교사들은 ‘대응’의 필요성을 느꼈다.

박유신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 회장(석관초 교사)은 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사고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상들이 전파되면서 관련 영상을 너무 많이 보게 됐다”며 “여기에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방식 등 재난을 둘러싼 미디어 상황에 대해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는 논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유신 교사는 “평소 미디어 교육을 한다고 해도 주변 교사들의 관심이 크지 않았는데, 이번 건의 경우 다른 교사들이 ‘뭐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이 든다’는 등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설명했다.

▲ 사진=Gettyimagesbank
▲ 사진=Gettyimagesbank

이번 사고 이후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교사들은 미디어 이용 및 활용 과정에서 ‘심리적 측면’의 중요성을 느꼈다. 

박유신 교사는 “과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당시엔 정보의 신뢰도를 판별하고 비판하고, 분별하는 등 기본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측면이 중점이었다”며 “이번에는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이미지와 영상 등 심리적인 측면에서 폭력이나 상처를 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유신 교사는 “미디어 교육이 시민의 정신건강과 안전, 개인의 삶과 공동체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강조했다.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Korean Association of Teachers of Media literacy, KATOM)는 2019년 창립한 교사들의 모임이다.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학교 밖과 안의 삶을 연계한 의미 있는 교육을 이루기 위한 네트워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협회는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를 ‘미디어가 전달하는 정보나 문화 콘텐츠에 적절히 접근하여 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미디어를 활용하여 의미 있는 정보와 문화를 생산하고 전달할 수 있는 능력 및 미디어를 윤리적이고 책임 있게 이용하는 태도’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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