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성명을 내놨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30일 "인명피해가 큰 사고로 국민들은 또 하나의 커다란 심리적 트라우마를 경험하게 됐다"며 이태원 압사 사고 참사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사고 당시의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SNS 등을 통해 일부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유 및 확산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SNS를 중심으로 사고 피해자의 참혹한 모습을 담은 영상과 사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의학계에서 관련 행위에 대한 자체를 요청한 것이다. 실제 페이스북에서 관련 게시물이 부적절 하다는 이유로 비공개처리되기도 했다.

이들은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시민의식을 발휘하여 추가적인 유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스스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 MBC 보도 화면
▲ MBC 보도 화면

이들은 또한 혐오 표현의 자제도 촉구했다. 이들은 "재난 상황에서 온라인상에서 나타나는 혐오 표현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유가족과 현장에 있었던 분들의 트라우마를 더욱 가중시키고 회복을 방해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 이러한 혐오와 낙인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여 재난 상황을 해결하는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언론에도 재난보도준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언론은 취재보도 과정에서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 등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인 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또한 이번 사고로 정신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올바른 정신건강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 등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언론이 사고 피해자 시신이 거리에 널브러져 있는 사진을 보도하고 사망자의 친구를 인터뷰하자 누리꾼들은 잔인하고 부적절하다며 항의성 댓글을 달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생명안전시민넷도 "언론에 요청한다. 무리한 취재를 하지 않고 불확실한 정보는 보도를 자제하며, 자극적인 장면을 반복 노출하는 등으로 피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사회적 참사는 피해자를 비롯하여 공동체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피해자들에 대해 함부로 말하거나 불확실한 정보가 확산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주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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