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1일자 '김어준의 뉴스공장'.
▲10월21일자 '김어준의 뉴스공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가 서울시의회의 ‘TBS 조례 폐지’ 움직임을 가리켜 “세계 언론 탄압사 중 가장 치사한 사례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공장’은 21일 방송에서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를 초대해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와 관련해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벌인 감사원 감사와 재승인 민간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벌인 검찰의 무리한 압수수색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자막 보도’ 이후 MBC를 향한 대통령실의 과격한 대응을 비판한 뒤 TBS 이야기를 꺼냈다. 

김어준씨는 “TBS 지원폐지 조례안이 상정됐다. 서울시가 돈을, 한마디로 말하면 TBS에 돈을 한 푼도 안 준다는 얘기다. 굶어 죽으라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그렇다고 TBS가 (상업) 광고를 할 수도 없다. 광고를 할 수 없는데 그런 조례를 상정해서 통과시키면 구성원 전체는 숟가락 빨고 있어야 한다”며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데, 목적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방송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럼 예산을 다 없애버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재차 부당함을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전원은 “TBS를 서울시 출자·출연 기관에서 제외해 TBS가 민간 주도의 언론으로서 독립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했다. 통과될 경우 재원의 70% 가량을 서울시에 의존하던 TBS는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게 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시의회의 조례 폐지 움직임과 별개로, 전년 대비 88억 원(27.5%) 감액한 232억 원의 TBS 출연 동의안을 지난 8월29일 시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김어준씨는 조례 폐지안을 가리켜 “이런 사례는 없을 것 같다. 회사는 두고 직원도 두고 돈을 한 푼도 주지 않겠다,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말했고, 이에 정준희 겸임교수는 “(조례 폐지안의) 정확한 목적은 알겠는데, 명분이 뭔지 모르겠다. 민영화하겠다는 건지, 재단을 없애겠다는 건지, 일단 김어준 공장장이 나가면 다시 (출연금을) 줄게라는 건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씨는 “그거다. 내부에서 빨리 목소리 내서 (나를) 쫓아내라(는 거다). 왜냐면 생활의 문제니까. 이 사안을 받아들이는 여러 구성원들 입장이 갈라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월급을 자르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며 서울시와 국민의힘 서울시의회의 움직임을 가리켜 “세계 언론탄압사 중에 가장 치사한 사례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이 사태의) 기승전결이 끝나고 나면 널리 알려달라. 이렇게까지 치사할 수 있구나(라는 내용으로)”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어준씨의 발언은 최근 TBS 양대노조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TBS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지난 18일 “이강택 대표가 한 달간 병가에 들어갔다.  장기간 병가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건강이 안 좋은 상태라면 의미 없는 임기 지키기보다는 차라리 빠른 시일 안에 사퇴하는 것이 이강택 대표 본인과 TBS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이강택 대표가 중도 사퇴할 경우 새 대표이사는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자 가운데 서울시장이 임명하게 된다. 임추위는 서울시장이 2명, 서울시의회가 3명, 서울시미디어재단 이사회가 2명을 추천한다. 현재 시의회 구성을 감안하면 새 대표이사 임명에 오세훈 시장의 영향력이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