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국정감사 때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 사퇴를 촉구하며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라고 발언해 논란이 된 가운데 21일 종합감사에선 ‘색깔론’ 공세가 이어졌다. 김제남 이사장은 “지금 인사청문회 자리인지 헷갈린다”고 했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워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종합감사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체제는 옳다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김제남 이사장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영식 의원은 “19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로 입성하셨는데 당시 통진당은 북한 체제를 옹호하면서 북한 인권을 외면하는 등 대한민국 체제를 전복하려는 정당이었다”며 “그래서 정당 해산 명령이 내려졌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 의도를 확인했다는 것이었다. 이사장님 통진당 시절 생각과 지금 생각이 같은가”라고 물었다.

▲  21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 MBC 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 21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 MBC 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김제남 이사장이 “당시 그 문제로 인해 그 당을 탈당하고 정의당에 입당해 정의당 의원으로서 4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영식 의원은 과거 김제남 이사장의 ‘핵안보는 핵발전소 폐기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언론 인터뷰 발언을 언급하며 “북한 핵실험은 눈 감고 우리나라 원자력은 공격하는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일심회 사건 당시 ‘포섭 대상’에 김제남 이사장이 있다고 주장하며 색깔론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 김제남 의원은 “저는 이 일과 무관하다. 무관하며 무고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하자 김영식 의원은 “관계가 없다는데 간첩사건 판결문에 31차례나 등장한다. 민주노동당은 이사장이 몸 담은 통진당의 전신기도 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원자력 안전을 제대로 책임질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이어 김영식 의원은 “국가관도 뚜렷하지 않고 원자력 이용을 부정하는 분이 그 자리에 앉아계신다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지적했다.

김제남 이사장은 “그 사건은 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저는 국민들 안전을 위해 30년 이상 평생 바쳐서 복무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기간시설을 파괴하는 ‘사보타주’를 언급하며 “과거 김제남 이사장이 몸 담았던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일당, 이 사람들 유사시 물류거점 등을 타격하려 했다”며 “반국가세력의 사보타주에 대한 의견과 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김제남 이사장은 “사보타주에 대해서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권성동 의원은 김제남 이사장을 향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고, 광우병 사태 당시 미국을 위한 FTA는 그만두자며 국민을 선동했다. 사과하지 않을 건가”라고 물었다. 김제남 이사장이 “당시 국민들 우려가 있었다”고 답변하자 권성동 의원은 말을 끊고 ”허위조작으로 다 밝혀졌다”고 소리쳤다.

▲ 21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 MBC 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 21일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 MBC 유튜브 중계화면 갈무리

이어 권성동 의원이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태 때 김제남 이사장이 ‘기권’표를 낸 점까지 언급하자 김제남 이사장은 “저에게 어떤 걸 질문하고 싶으신지 맥락을 잡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권성동 의원은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으로서 자격과 자질 충분한지 확인해보는 것”이라며 “이석기 일당 옹호했는데, 원자력안전 담당할 자격이 있는가, 국민적 의문이 든다.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 자리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제남 이사장은 “혹시 지금 인사청문회 자리인지 헷갈린다”며 “국민들이 매우 오해할 수 있는 발언을 하고 계신다. 저는 통진당 일부 의원의 사보타주에 동조한 적 없다”며 “또 한번 공공기관 기관장에 대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러자 여야 의원 간의 고성이 오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고, 민주당 의원들은 국감과 관련 없는 색깔론 공세라고 반발했다. 정청래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수차례 제지했지만 고성이 이어졌다. 정청래 위원장은 “개인에 대한 신상털기, 색깔론 제기, 이런 건 가급적 자제해주십사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제남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 때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으로 임명돼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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